환경기획 ⑤ 우리대학교 전자파 수치를 점검한다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와 TV, 라디오 방송국에서 송신하는 전파 등에서는 전자파가 발생한다.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두통, 수면장애 등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심하게는 백혈병 등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에 지난 4월 27일 「연세춘추」는 (주)EMCpro R&D센터(아래 EMC센터)와 공동으로 학내 주요 장소의 전자파를 측정했다.

과학관 복도에서 전자파 측정을 하고 있다

중도 출입구 높은 전자파…지하 변전실 때문

학생들이 대다수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도 전자파로부터 안전한 곳은 아니다. 교내 곳곳의 전자파 측정 결과, 의외의 장소에서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측정됐다.

중앙도서관(아래 중도) 출입문 주변을 측정한 결과 전기장이 1V/m, 자기장이 13mG였다. 국제기준(전기장 10V/m, 자기장 2mG)에 따르면 중도 출입문 주변의 자기장 수치는 권고치의 6배가 넘는다. 고속철도(KTX) 객실에서 측정된 전자파가 평균 15mG임을 감안할 때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중도 이용자들이 매우 높은 수치의 전자파에 노출 돼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자파 수치가 높은 이유는 중도 출입문 아래 종합변전실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교내 총 전력을 담당하는 종합변전실에 흐르는 고압의 전류는 변전실 위층에 다량의 전자파를 발생시킨다.

또한 중도 출입문과 로비 사이 카드출입기 주변의 자기장도 3mG로 기준치를 약간 초과했다. 학술정보관 지하 1층 출입구에서도 기준치보다 높은 2.4mG의 자기장이 측정됐다. 측정 결과에 대해  EMC센터 김창용 센터장은 “출입구 바닥에 전기 배선이 묻혀있어 전자기장이 강하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자파는 전자기기 외에도 건물의 바닥, 벽 속에 숨어 있는 전기 배선에서도 발생돼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전자파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과학원 복도, 기준치 5배 웃돌아

과학원, 공학관 등 이·공과대 건물 복도엔 연구에 쓰이는 각종 기자재가 즐비하다. 연구실 공간이 부족해 기기들을 복도에 두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기는 전자파를 발생시켜 복도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기자재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수치를 알아보기 위해 과학원 지하 1층 기기가 있는 복도와 없는 복도를 각각 측정했다. 기기가 없는 복도의 경우 전기장이 1V/m, 자기장이 0.4mG였다. 반면 기기가 있는 복도의 경우 전기장이 51V/m로 국제기준인 10V/m을 크게 웃돌았다. 2만 2천900V의 송전선 바로 밑에서 측정된 전기장이 15V/m임을 감안할 때 복도를 지나는 학생들이 상당한 전기장에 노출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전자파공해』의 저자 김덕원 교수(의과대·의학공학)는 “전기장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전류가 피부를 타고 흘러 피부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기장은 0.76m/G로 기준치를 넘진 않지만 기기가 없는 복도 보다 2배 정도 높게 측정됐다.

컴퓨터의 전자파는 미미한 수준

교내에서 많은 학생들이 과제, 인터넷 검색 등을 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한다. 이에 기존의 단과대 컴퓨터실을 비롯해 지난 2008년에 개관한 학술정보관에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확충됐다. 컴퓨터 사용이 늘어난 만큼 전자파에 노출될 위험성도 증가했다. 학술정보관 멀티미디어실의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전기장은 1V/m, 자기장은 0.115mG로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에 김 교수는 “LCD 컴퓨터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미미한 수준이라 안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트북 열람실에선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열람실 이용자는 항시 전자파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책상 내부에 전기 배선이 심어져 있어 노트북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전자파가 흐르기 때문이다. 학술정보관 3층 노트북 열람실의 전자파 측정 결과 전기장은 10V/m, 자기장은 0.117mG였다. 자기장에 대한 노출 정도는 높지 않은 편이었지만 전기장의 경우 국제기준 한계치라 주의가 필요하다.

교내에서 측정한 전자파 수치는 중도 출입구를 제외하고 국제기준을 크게 넘지 않았다. 그러나 김 교수는 “미약한 전자파가 인체에 끼치는 영향이 유해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유해 가능성을 지적하는 연구결과가 점점 많이 보고되는 추세”라며 “2mG이상의 전자파는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유희 기자  blooming@yonsei.ac.kr

사진 박선종 기자 ganzina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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