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눈부시게 푸르른 하늘과 아름다운 캠퍼스가 연세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5월 셋째 주는 대동제 기간이다.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 등이 중심이 되어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고, 축제의 꽃인 아카라카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매년 벌어지는 아름답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축제 시작 전의 설레었던 마음은 여지없이 허물어진다. 무분별한 음주로 만취가 된 학생, 민망할 정도의  애정표현을 거침없이 하는 학생, 캠퍼스 곳곳에 널려있는 쓰레기들은 성숙하지 못한 대학의 현 축제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별 생각 없이 음주를 조장하고 연예인과 광고 일색으로 꾸며진 행사는 청춘의 고민을 생산적으로 승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 축제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여 오히려 젊은이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축제는 커뮤니티의 결속을 다지는 상징적 행동이다. 물론 그 안에는 먹고 마시며 즐기고 나눔으로써 하나의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행위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축제는 이러한 축제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대동제는 연세대학교의 건학정신을 기리고 젊은이의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

특히 대학생들의 무분별한 음주문화는 사회적으로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올해 초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전국 348개 대학의 총학생회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신입생 환영회, MT, 축제 등에서 여전히 술이 빠지지 않고 있다”며 대학 내 음주사고를 예방해 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전국 대학에서 신입생환영회 기간 중 음주로 사망하는 사건도 끊이지 않고, 축제기간 중 교내에서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예도 있다. 미국에서는 축제기간 중이라 해도 캠퍼스 내에서 술을 마시는 자는 교내 경찰에 의해 단속되며, 일본의 경우도 우리처럼 학내 음주를 하는 예는 드물다.

한편으로는 음주를 자제하기 위한 학교당국의 계도와 홍보 노력도 필요하다.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웨슬러 교수는 대학생 음주문제를 지적하면서 그 첫 번째 대응책으로 대학에서 학생 음주문제를 파악하고 범위를 확인할 것을 주문한다. 또한 대다수의 학생이 무분별한 음주를 제한하는 정책을 지지하므로, 많은 사람을 참여시켜 음주문제 감소를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축제는 그 집단의 문화수준을 드러내는 행사다. 대학은 사회를 이끄는 등불이며 대학생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임을 상기할 때, 대학은 건전한 축제문화를 구축하여 사회전체의 축제문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사명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학교와 학생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성숙한 축제 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세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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