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운영 및 관리에 학교와 생협 입장 달리해

생리대자판기 관리문제를 놓고 학교 측과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 측이 입장을 달리해 증설 및 개선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생리대가 여학생들의 필수품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여학생들의 불편은 계속될 예정이다.

본래 학내 여학생화장실에는 화장지와 생리대를 함께 파는 자판기가 설치됐다. 그러나 화장지를 학교에서 무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당시 여학생처(아래 여학생처)와 총여학생회(아래 총여)의 건의로 지난 2004년부터 학내에 생리대자판기가 따로 설치됐다.

그 직후 제반 비용 부담 및 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생협 △여학생처 △관재처 △예산관리부가 모여 논의를 진행한 결과 구입 비용을 학교 측에서 부담하고 생협 측이 관리를 담당하기로 결정했다. 단, 관리비용에 대해서는 생협이 학교에 청구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현재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생리대자판기가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음료수자판기와 같이 다른 종류의 자판기들은 운영하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협이 생리대자판기를 관리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며 생협 측이 운영·관리를 전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생협 관계자는 “수익적 측면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학생복지차원에서 학교 측이 생리대자판기의 운영을 맡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같이 학교 측과 생협 측이 생리대자판기 관리문제를 놓고 지지부진한 ‘조율’을 하고 있는 까닭에 현재 학내 생리대자판기 증설 및 개선 사업은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실제로 지난 2008학년도 1학기에 개관한 학술정보원의 경우 어느 층의 여학생화장실에서도 생리대자판기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이아무개(경영·06)씨는 “왜 학술정보원에만 생리대자판기가 설치되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한 현재 학내 건물들에 설치돼있는 기존의 생리대자판기도 한 종류의 제품만 판매되는 노후화된 모델이다.

이에 여학생처는 지난 2008년 9월께 관재처에 공문을 보내 △학술정보원 여학생화장실에 생리대자판기를 설치할 것 △중앙도서관과 학생회관, 논지당의 생리대자판기를 교체할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관재처에서는 “생협 측과 생리대자판기와 관련해 조율 지점을 찾고 있는 상태”라며 한 학기가 지난 지금까지 증설 및 개선 사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생리대자판기 증설 및 개선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운 사과대 학생회는 총여와 함께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사과대 학생회장 정준영(사회·06)씨는 “현재 설치된 생리대자판기에서는 한 종류의 제품만 구입할 수 있는 실정”이라며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생리대자판기로의 교체와 자판기 증설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총여학생회장 문김채연(정외·06)씨는 “학내 생리대자판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생협 측과 학교 측에 공문을 보내 자판기 증설 및 개선 사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슬아 기자 howgee@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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