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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열은 정부의 탄압인가 필요악인가정부 비판 봉쇄의 목적으로 사용,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무기가 돼선 안돼
  • 장기원 기자
  • 승인 2009.03.28 18:06
  • 호수 1609
  • 댓글 4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1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적인 인터넷 강국이다. 그런데 얼마 전 미국 외교잡지 『포린 폴리시』가 발표한 인터넷 분야 차트에서 우리나라가 또 5위권 안에 들었다. 제목은 바로 ‘5대 인터넷 검열 국가’였다.

온라인을 감시하는 눈, 인터넷 검열

인터넷 검열이란, 인터넷을 통해 얻어지는 정보들에 제한을 두는 것으로 이용자가 그를 위협하는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일정부분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인터넷 검열 항목으로는 △안보위해행위 △도박 △음란물 △불법 건강식품 판매, 식품과대광고 △사생활 침해 및 명예훼손 등이 있다. 이는 크게 개인, 공동체의 피해를 막기 위한 검열과 안보에 관련된 국가적 차원의 검열로 나눌 수 있다.

최근 연예인 자살의 원인이 무분별한 인터넷 악성 댓글로 밝혀져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줬다. 인터넷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는 하지만 그 근본적인 속성이 익명성, 군중성, 비대면성 등이기에 벌어진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충동적인 마음에 악성 댓글을 단 적이 있다는 신아무개(23)씨는 “나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비난하는 댓글을 쓰게 된다”며 “인터넷이라는 비대면적인 상황 때문에 좀 더 내 자신이 과감하고 충동적으로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나친 대응

이런 인터넷의 부정적 측면을 제재하기 위해 정부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 했다. 강제적 ‘인터넷 실명제’, ‘사이버모욕죄’ 등이 그것이다. 이 중 2006년부터 시작된 인터넷 실명제는 반대 여론이 극심했지만 정부측의 강경한 입장으로 인해 제도화됐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인터넷실명제의 효과는 크게 찾아볼 수 없다. 악성 댓글과 무분별한 게시글은 이와 상관없이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 의무화로 모든 사이트에 가입할 시에 이용자는 특정 개인정보를 기입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개인정보 대신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기입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높아, 여러 면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함께하는 시민공간’의 공정사회국장 김영홍씨는 “인터넷실명제는 중국과 우리나라에 밖에 그 예가 없다”며 “온라인상에서의 자유를 속박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실명제를 시작으로 점차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인터넷 관련 제재는 표현의 자유까지 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올해 초 화두가 됐던 ‘미네르바 사건’은 인터넷 여론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 대응으로 논란이 됐다. 정부 수준의 검열이 단순히 개인, 공동체 국가의 보호수준을 넘어 표현 자체를 ‘탄압’하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여론이다. 이런 정부의 검열에 대한 불신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정부가 아고라의 트래픽 수를 조절해 페이지를 다운시키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온라인상에 퍼지기도 했다. 게다가 사이버모욕죄 도입은 이런 여론을 더욱 부채질했다.

미네르바 사건 이후 여러 토론 사이트에서 자신의 의견을 논리정연하게 게재하던 이른바 ‘인터넷 논객’들이 잇따라 절필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일각에서는 한국의 인터넷이 ‘자유로운 표현의 장’이라는 의미를 뺏길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다. 급기야 현 상황을 군사독재시절 정부의 강압적인 사상 탄압과 견주는 사람도 있다.

온라인상에서의 국민의식도 성숙돼야

물론 강제적 제재만이 국가의 검열 방법으로 제시된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 자기검열’ 시스템을 정부가 직접 도입?장려하기도 했다. 자기검열이란, 인터넷을 사용하는 유저 스스로가 자신에게 유해하다고 생각되는 온라인 요소(사이트 주소, 악성 키워드 등) 검열 프로그램에 등록해 접속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의 충동적인 악성 댓글, 음란물 접근 시도들을 자율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 사용주체를 고려한 제도로 사용자가 직접 검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02년 유럽에서 도입된 ‘cake시스템’도 이와 흡사했다. cake시스템의 서비스 체험 선정자였던 대니얼 머피(30)씨는 “내 자신이 직접 자신을 제어하고 검열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며 “차단 내용이 모두 기록에 남기 때문에 내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인터넷 자기검열’은 이미 현실성을 잃었다. cake시스템 역시 실패로 끝났다. 홍보도 제대로 되지 못했을 뿐더러, 프로그램 역시 복잡해 사용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기검열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인터넷 의식이 높은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나 급속도로 발전하는 정보산업과 달리 국민들의 인식은 여전히 인터넷이 도입된 때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 검열은 많은 문제점을 낳있다. 정부의 검열 방식은 본래 목적은 잊은 채 자신을 향해 겨눈 칼날을 돌리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여러 여론들과 대치돼 있는 상태다. 김영홍씨 역시 “각 측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해결하기에는 아직 비관적이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이 수용하고 이를 해결할 만한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또한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터넷 환경에 발맞춰 사용자들의 인식도 성숙한다면 인터넷 공간은 검열이 필요없는 의견 표출의 이상적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장기원 기자 iamhungry@yonsei.ac.kr
그림 김진목 기자

장기원 기자  imhungr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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