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를 비롯한 국내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2010학년도 입시에서 입학 전형 방법으로서 도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입학 사정관제도는 학생의 학업능력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과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제도다.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학생들을 한 줄로 세울 필요도, 모든 대학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도 없으며, 공교육이 정상화됨으로서 사교육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등교육에 비전을 제시하고,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선결돼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선 자질을 갖춘 입학 사정관의 양성이다.  이들은 이 제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입학 사정관은 단순히 학생들의 기록을 보고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발전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예측하는 요인들을 파악하여 성공적인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을 하는데 그러한 요소들이 정말 중요한 요소들이었는지를 분석하고 새로운 요소를 개발하는 등  연구와 경험을 통해서 노하우를 축적해야 한다.

이러한 자료는 기존에 축적돼있지도, 단기간에 얻어지는 자료도 아니다. 학생들의 기록과 면담 등을 통해서 계량화하기 곤란한 학생들의 자질을 파악하는 일은 수능성적이나 교과성적에 비하여 객관성과 타당성을 담보하기 매우 어려우며 따라서 공정성의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의 축적된 경험과 자질이 제도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이상적인 제도라 하더라도 사회적 공감대를 통한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학생, 학부모, 진학지도 교사는 입학사정관 제도가 확대된다고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아직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하면 입시상담학원을 찾게 될 것이고 다른 형태의 사교육 시장이 활성화 될 가능성이 있다. 본고사가 사교육을 부추긴다고 폐지하고 내신과 논술로 학생을 선발하니 어떻게 되었는가?

아무리 바람직한 제도라도 수요자가 그 제도의 필요성과 특징을 모르고 있다면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뿐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계도 및 홍보를 통한 여건의 성숙, 입학사정관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대우, 그리고 학생의 다양한 활동을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개발과 효과에 대한 검증 연구 등이 선행되어야하며, 구체적인 제도의 시행에 따른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점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제도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다.

연세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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