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강의, 센터 건립 등 다양한 노력 / 옻칠공예 기술자 육성방안 모색해

지난 2000년, 교황 바오로 2세는 나전칠기 문화재인 이형만씨가 선물한 나전칠기함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나전’은 조개껍질을 가공하여 만든 자개를 기물에 붙여 그 위에 옻칠을 해 만들어낸 공예 기술로 우리나라 칠공예의 독특한 형식이다.

옻칠공예는 선사시대부터 내려져 온 우리나라 전통공예다. 이미 고려시대에는 그 우수성이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져 각종 문헌에도 등장한다. 12세기 초엽 송나라의 서긍이 쓴 「고려도경」은 우리나라의 나전칠기를 “매우 세밀해 귀하게 여긴다”고 전한다. 근래 들어서는 옻칠의 효능이 긍정적으로 재평가되면서 옻칠공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씨는 우리나라에 두 명 뿐인 나전칠기장 기능보유자 중 한 명으로 원주에 거주 중이다. 그는 작년까지 약 10년간 대전에 위치한 배재대 칠예과에서 옻칠공예 기술을 강의했다.
이씨는 “가르칠 때 전통에만 치우쳐선 안된다”며 전통공예 역시 시대 흐름에 발 맞춰 가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씨의 제자들은 옻칠공예품을 이용한 현대적 소품을 만들어 판매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이어 그는 “대학생들이 옻칠공예를 할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학과정을 직업과 연관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할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해외판촉과 같은 마케팅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학교육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옻칠공예과가 있는 학교는 대전에 위치한 배재대가 유일하다.

이에 원주시는 옻칠공예 기술자를 육성하기 위해 오는 4월에 원주옻문화센터(아래 옻문화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9월 개관 예정인 옻문화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시민들을 위한 옻칠 교육공간과 장인들의 작업공간이 마련된다. 원주시청 전략산업과 직원 정금철씨는 “이전부터 옻칠공예를 배우고 싶다는 젊은이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옻칠공예 교육을 통해 기능전수, 후계자 육성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옻문화센터는 장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작업할 수 있어 작품의 다양성과 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옻칠공예의 대중화 뿐 아니라 원주옻의 브랜드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천여년 전부터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옻칠공예, 꾸준한 기술자 육성과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 우리나라의 자랑이 되길 기대해본다. 

강형옥 기자 adieu_paresse@yonsei.ac.kr
사진 추상훈 기자 wansona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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