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도서관을 점검한다

지난 2008학년도 학술정보관이 개관함에 따라 우리대학교 도서관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규모뿐만 아니라 유비쿼터스 환경과 첨단 IT 시설을 활용해 미래도서관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그러나 하드웨어적인 측면과 달리 △장서 수가 충분치 않고 △자료이용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실시되며 △학부생의 전자자료 활용이 저조해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의 향상이 요구된다.

장서 부족에다 연체율도 높아

우리대학교 학술정보원은 약 160만권의 단행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서울대와 고려대가 각각 약 230만권, 180만권을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낮은 편이다. 때문에 인기 있는 책이나 신간도서를 대출하고자 하는 경우 학생들이 체감하는 장서 부족 현상은 심각하다. “필요한 책이 모두 대출 중이라 그냥 구매했다”는 김현경(정외·08)씨의 말처럼 원하는 책을 대출하기가 쉽지 않다. 인기 있는 책의 경우 예약하기도 어렵다. 예약자가 9명 이상이면 예약한도가 초과돼 책이 반납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장서의 복본 수가 충분치 않다. ‘중앙도서관 자료 선정 기준’에 따르면 복본 수는 국내도서의 경우 1종 2부, 그 외 자료는 1종 1부를 수집하도록 돼있다. 베스트셀러 등은 복본 수를 더 늘리기도 하지만 대출을 원하는 학생이 많아 이 역시도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이에 학술정보원 학술정보지원부 문숙희 과장은 “학생들의 도서 이용 현황을 봐서 복본 수를 조정해야 하는데 기민하게 수요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도서를 연체하거나 대출을 연장하는 학생들이 많아 불편을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 2008학년도 총 대출도서 중 연체 도서의 비율은 약 17%로 연체료는 약 1억 원에 달했다. 책 1권 당 평균적으로 8~9일정도 연체가 된 셈이다. 또한 대출자의 약 30% 정도가 연장을 신청하고 있어 유연한 장서 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연장을 할 경우 도서 보유기간이 최대 30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 신촌캠 장서 현황 ◇

장서
(권)
동양서
135만 876
서양서
62만 3천141
학생1인당장서수
78.8
신문
(종)
국내
45
국외
8
학술잡지
(종)
국내
5천29
국외
8천655
정기간행물
(종)
국내
6천702
국외
297
비도서자료
(종)
전자자료
국내
8천319
국외
5만 2천530
기타
1만 4천726
                              우리대학교 정보공시, 2008

유명무실한 지정도서·상호대차 서비스

강의에 쓰이는 교재나 참고도서의 경우 대출을 원하는 학생들이 같은 시기에 몰리기 때문에 대출이 더 어려워진다. 이김혜인(국어교육·석사1학기)씨는 “강의에 쓰이는 참고도서를 대출 받으려고 했는데 모두 대출 중이라 빌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학술정보원에서는 지정도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교수가 서비스를 신청하면 그 수업에 쓰이는 교재 및 참고문헌은 지정도서로 선정된다. 지정도서는 별도의 서가에 보관되고 대출규정도 다르게 적용돼 3시간만 대출할 수 있다. 이는 강의에 필요한 자료를 여러 학생들이 골고루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는 교수는 한 학기 당 평균 6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시키기엔 부족하다.

원하는 도서가 학술정보원에 소장돼있지 않다면 상호대차 서비스를 통해 타 대학의 자료를 대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교수, 대학원생과 달리 학부생에겐 상호대차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현재 우리대학교는 서울대, 이화여대를 비롯한 8개 대학 및 원주캠과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상호대차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교수와 대학원생은 이 8개 대학에 원하는 자료가 있으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학부생은 원주캠에 소장돼 있는 자료만 대출 받을 수 있을 뿐 나머지 8개 대학에 있는 자료는 상호대차가 불가능하다. 이에 학술정보원 학술정보서비스부 허영석 과장은 “인력부족과 비용문제 때문에 학부생에게까지 서비스를 확대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주캠 상호대차의 경우에도 도서배송에는 1~2일이 소요된다.      

학부생 이용 뜸한 전자 자료

장서와 달리 지난 몇 년간 전자저널, 데이터베이스 등 전자 자료의 비중은 크게 증가했다. 학술정보원의 자료 구입 예산 추이를 보면 전자 자료 구입비는 3년간 2억 원이 증가한 반면 장서 구입비용은 8천만 원 정도 감소했다. 이에 문 과장은 “전자 자료의 종류도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수요도 급속히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하는 전자 자료를 충분히 보고 있다”고 말하는 문성빈 교수(문과대·정보공학)처럼 전자 자료 시스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전자 자료 이용자는 대부분 교수와 대학원생으로 학부생의 전자자료 이용은 활발하지 않다. “전자 자료를 활용하는 법은 잘 모른다”는 임원석(자유전공학부·09)씨처럼 전자 자료를 활용하는데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학술정보원은 전자 자료 이용법에 대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생들의 참여는 저조한 편이다. 학술정보원 학술정보서비스부 노정임 직원은 “참가자 대부분이 대학원생과 졸업을 앞두고 있는 4학년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에서 도서관이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겉모습에 치중하기보다 도서관의 내실화를 위해 학교와 학생이 모두 노력할 때 도서관은 진정 진리 추구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장유희 기자 blooming@yonsei.ac.kr

사진 추유진 기자 babyazaz@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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