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의 과거와 현재

 “만약 당신들이 나를 말할 때
내 작곡법이 반음악적이라고 한다면
 나는 그게 거짓일지라도 반드시 주장하겠어요.
 이 것이 바로 보사노바라고,
이 것이 바로 자연스러움이라고.”

Tom Jobim & Newton Mendonca 'Desafinado'

 브라질 최고의 보사노바 가수로 알려진 ‘엘리아니 엘리아스’가 지난 8일 내한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우리나라에서도 두텁게 형성된 보사노바 팬층을 위해 기획됐다. 그녀는 지난해 50주년을 맞은 보사노바를 기념해 『보사노바 스토리즈(Bosa Nova Stories)』라는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이 앨범 중 몇 곡을 연주해 큰 호응을 얻었다.  

 보사노바는 ‘새로운 흐름’이란 뜻의 브라질 음악이다. 보사노바의 창시자라고 불리우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은 자신의 노래에서 보사노바를 ‘자연스러움’이라고 말한다. 아마 누구든 꾸밈없는 음색에 퍼커션*까지 가미된 보사노바 음악을 듣게 된다면 그의 말에 동감하게 될 것이다.

 국내 정통 보사노바 가수 ‘소히’씨는 보사노바를 “브라질 삼바의 엇박을 만드는 당김음과 풍부한 화성의 재즈코드의 결합”이라 표현한다. 음악 안에서 약간씩 당겨지는 엇박은 음 사이 공간을 만들어서 듣는 이에게 쉴 틈을 만들어 준다. 이것이 보사노바에서 편안함과 느긋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소다.  

  흔히 보사노바의 시작은 지난 1958년 조빔의 노래인 「쉐가 디 사우다지(Chega de Saudade)」라고 말한다. 이후 조빔과 질베르토가 발표한 「걸 프롬 이파네마 (girl from Ipanema)」는 1968년 미국 그래미어워드에서 ‘올해의 노래 상’을 수상해 전 세계에 ‘보사노바’가 알려지는데 공헌했다. 조빔이 이파네 해변가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지었다는 이 곡은 마치 사랑하는 이에게 속삭이는 듯 진행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보사노바는 다양한 음악 장르 속에 스며들어 이미 사람들 귀에 익숙해졌다.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1987)」이나 성시경의 리메이크곡인 「제주도의 푸른 밤(2002)」이 대표적인 곡들이다. 최근 인디음악계에서는 보사노바가 일렉트로니카와 결합한 ‘보사일렉트로니카’나 ‘라운지 음악’으로 활발히 연주되고 있다.

 소히씨는 보사노바의 매력을 ‘건조함’이라 말한다. “흑인음악은 바이브레이션에서 오는 끈적함이 부담스럽고, 락은 멜로디로 가득 차 그루브함이 부족하게 느껴진다”라며 “부담 없으면서도 그루브함이 더해진 듣기 적절한 음악이 바로 보사노바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새 학기, 마음이 분주하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커피숍에서 분주함을 내려놓고 나를 만날 때, 그 산뜻함. 기분 좋게 내 자신이 낯선 그 순간이 바로 보사노바다.    


*퍼커션 : 드럼, 심벌즈, 캐스터네츠, 따위의 타악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

이지영 기자 saysaylov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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