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금융위기로 우리는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율이 크게 올랐을 뿐만 아니라 금년 경제성장률 또한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더 낮게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경제위기가 세계경기 침체라는 외부적 요인 때문만이 아니라 내부의 문제점에 기인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작년에 우리 경상수지는 다시 적자를 기록 했고 그동안 우리가 빌려 쓴 단기외채는 외환보유고에 버금갈 정도로 큰 액수이다. 

우리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동안 경기침체로 늘어나 있는 실업률을 고려하면 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공기업과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임금을 20% 내외에서 삭감하는 방법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기업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렵다. 먼저 임금에 있어 기존 직원과의 형평상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신입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경우 기존의 직원과의 임금격차가 발생하면서 회사 내에서 위화감을 조성될 뿐만 아니라 신입직원의 사기를 낮추어 생산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신입직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면서 결국 이들의 임금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우 임금을 낮추어 기업경쟁력을 높이려던 당초의 정부계획은 실패하게 된다. 임금삭감과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더 많이 채용한 신입직원들의 임금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임금삭감은 어느 경우에서나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임금삭감을 통한 구조조정이 성공하자면 정부와 기업 그리고 노동조합은 신입직원 뿐만 아니라 기존 직원과 임원의 임금을 동시에 삭감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만이 같은 회사 내에서 임금격차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위화감을 없앨 수 있고 회사의 경쟁력 또한 높일 수 있다.  

다음으로 생활물가와 부동산가격을 낮추어야 한다. 생활비용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임금이 높은 것을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비록 지금 임금을 낮추어도 생활물가가 오른다면 노동자들은 다시 임금인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금인상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생활물가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 그리고 대학입학도 지역균형 선발을 확대하고 내신을 중요시해서 공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방향으로 개선시켜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들이 보완될 때 정부의 임금삭감을 통한 구조조정은 성공할 수 있고 우리는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연세춘추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