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어떻게 대안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대안대학은 우리에겐 낯설지만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크기는 작지만 수업에 대한 열의만 있으면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다닐 수 있고, 일반 대학과는 차별화 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학문과 공동체의 조화를 꿈꾸는 미국의 ‘말보로 대학’은 학생수가 330명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학생과 교수의 관계가 돈독해 직위 대신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매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그리고 학사 정책을 포함한 모든 사안을 결정할 때에도 다 같이 투표를 한다. 말보로의 ‘집중 플랜’은 3, 4학년 2년동안 2명의 지도교수와 함께 한 편의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다. 완성된 논문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평가 받는다. 학생들은 집중 플랜을 통해 특정 분야의 지식에 깊이와 폭을 더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하는 기회를 갖는다.

미국의 ‘세인트존스 대학’에는 전공과 선택 과목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다. ‘그레이트 북스’는 100권의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세인트존스만의 프로그램인데 과학과 수학, 언어는 4년 동안, 음악은 2년 동안 진행된다. 시험 대신 토론 참여 등으로 수행 능력을 평가하며 학점은 공개하지 않는다.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돈 래그(Don Rag)’ 라는 튜터들과의 학기말 미팅이다. 이 시간에 학생들은 자기 자신과 학업에 대한 생각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프랑스에는 ‘깡(Caen) 민중대학’이 있다. 깡 민중대학은 무상의 원칙을 실천한다. 강사는 보수를 받지 않으며 당연히 수업도 무료다. 학생의 자유를 강조하기 때문에 시험을 치러야 하는 의무도 없다. 일반 대학들의 교육과정에 토론을 통한 상호소통을 더해 자유로운 비판이 가능하게 했다.

영국의 ‘슈마허 대학’은 환경과 사회를 주제로 한 다양한 수준의 강의를 마련했다. 그리고 정부와 NGO, 기업과 개인의 관심을 통합한 생태학적인 교육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슈마허의 모습은 국내의 온배움터와 비슷하다. 온배움터 유상균 교수는 슈마허에 대해 “기술과학을 한 단계 통찰한 생태과학을 중요시하는 대학”이라며 “인간의 생활터전인 생태를 경제보다 우선시 한다”고 말했다.

가까운 일본에도 대안대학이 있다. ‘슈레대학’은 ‘학생이 스스로 만드는 대학’을 표방한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학칙을 정하고 학사운영에 대해 논의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운영위원회(아래 학운위)에 의견을 제안하면 학운위가 이를 받아들여 강사를 섭외하고 필요한 물건을 갖춘다. 또한 학생들은 대학을 기간의 제한 없이 마음껏 다닐 수 있으며 졸업장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지 그만둘 수도 있다. 슈레는 학생들에게 학점이나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어 ‘정신을 자유롭게 한다’는 슬로건을 실현하고 있다.

유수진 기자 uss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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