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부족으로 이자 지원에 편성된 예산 다 쓰지도 못해

“원금 갚기도 벅차지만 높은 금리 걱정에 눈앞이 캄캄합니다”

2009학년도 1학기 학자금 대출을 받은 신영은(사학·07)씨는 “사회로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벌써 빚더미에 올라와 있는 기분”이라며 “졸업 후 빨리 돈을 갚아나가야 할 생각에 압박감을 느낀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우리대학교는 2009학년도 등록금 동결을 확정했지만 이미 치솟을대로 치솟은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한숨은 여전하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우리대학교 학생의 ‘정부보증학자금대출’ 이용 비율은 약 8%로 타 은행이나 제2금융권을 통해 대출받는 학생까지 포함하면 많은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학자금 대출을 받았어도 이에 따른 이자 부담이 상당하다.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의 금리는 2009학년도 1학기 7.3%까지 오른 상태다. 3월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임을 감안할 때 학자금 대출 금리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이에 우리대학교 장학복지과에서는 대출금 상환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학자금 대출 이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 이자지원 제도(아래 이자지원)는 등록금 인상과 관련한 논의 과정에서 결정돼 지난 2006학년도 2학기부터 실시됐다. 총4회에 한해 이자를 지원하며 이자지원금은 두 학기(1년)에 걸쳐 지급된다. 매 학기 중간고사 기간에 총학생회(아래 총학)에서 신청접수를 받고 신청서류를 토대로 장학복지과에서 이자를 지급한다. 이자지원은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을 받는 학생들로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타 은행이나 제2금융권의 학자금 대출자까지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 총학과 장학복지과의 입장이다.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은 등록금 용도로 쓰일 수밖에 없지만 다른 학자금 대출의 경우 그 용도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보 부족으로 많은 학생들이 이자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 중 이자지원을 받는 학생의 수는 40%도 채 되지 않는다. 이강희(신방·07)씨는 “학자금 대출 관련 서류를 학교에 제출할 때 이자지원에 대해선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며 “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총학생회장 박준홍(경영·05)씨는 “지난 해 이자지원에 대한 홍보가 적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올해는 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자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07학년도 2학기에는 홍보가 부족해 이자지원으로 편성된 예산을 다 쓰지도 못했다.

이자지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신청과정에서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학자금 대출을 받았던 강지훈(신방·07휴학)씨는 “이자지원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이자지원을 단과대에서 한다, 학복위에서 한다, 총학에서 한다 등의 이야기가 있어 신청절차를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복지처 장학복지과 이화용 주임은 “전액장학금 수혜자와 휴학생을 제외하는 선별과정을 거쳐 이자를 지급하는 업무만 할 뿐”이라며 “전반적인 사업은 총학이 주관한다”고 말했다.

등록금 천만원 시대. 대학생이어서 죄송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학교의 이자지원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홍보 부족으로 학생들이 이자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권소영 기자 serendip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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