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국제화

캠퍼스내의 국제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글로벌빌리지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빌리지에서는 한국 학생 3명당 외국인 교환학생 1명이 함께 생활 한다. 또한 이 학생들은 다양한 글로벌빌리지 프로그램에 참여 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입사비용 △허술한 프로그램 관리 △불편한 기숙사 환경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한 학기 글로벌빌리지 입사비는 147만원으로 기숙사비 45만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학교 측에서는 글로벌빌리지에 대해 연간 7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실질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학교의 지원금은 글로벌빌리지 홍보와 1학기에 2번 시행되는 필드 트립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글로벌빌리지 프로그램 에 수반되는 적지 않은 비용을 학생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오현석(정경경영·08)씨는 “입사비가 비싸다 보니 참여하고 싶어도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MMS △글로벌 영어 △팀미팅 등 각각의 프로그램들 역시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MMS는 한국인과 외국인 교환학생이 1대1로 대화하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일주일에 2~3시간씩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MMS의 한국학생 참여율은 매우 저조한 상태다. 또한 팀미팅 모임에서는 영어만을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운영상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선 특별한 제재가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국제교육원 코디네이터 지윤경씨는 “감시카메라가 없는 이상 학생들을 일일이 감시하기가 힘들다”며 “학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인 교환학생은 상대적으로 환경이 좋은 세연학사나 청연학사에 배정받는 것이 제한돼 있다. 외국인 교환학생들은 기숙사비, 비행기값 등을 포함해 한 학기에 300여만원을 지원받는 대신 의무적으로 글로벌빌리지에 입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씨는 “외국인 학생들의 불편함도 이해하지만 글로벌빌리지 운영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

글로벌빌리지에 살았던 다니엘(경영학부·08)씨는 “기숙사가 환경이 너무 좋지 않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태정 교수(정경대·성장발전론)는 “기숙사는 공동 생활이 중점이 된다”며 “4인 1실의 기숙사생활은 외국인 교환학생들이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신설된 글로벌빌리지 프로그램은 외국 교환학생과 문화교류를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처럼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과 기반 시설이 마련되지 않고,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다면  글로벌빌리지가 ‘기피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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