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당국은 현 총장 취임 후 지난 1년 동안 이룩된 가시적이고 계량적인 수치를  연세가 성취한 결과로 제시하고 있다. 대학의 발전기금이 증가하고 우리대학교에 대한 외부기관의 평가도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외 여러 분야에서도 개선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연세구성원뿐만 아니라 현 총장의 노력도 더해진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총장이 목표로 내세운 “the First and the Best”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러한 외형적 결과만으로는 만족할 수는 없다.

연세 캠퍼스에는 우리가 집중한 분야 이외에도 총장의 리더쉽이 필요한 부분들이 많이 산재하고 있다. 몇몇 가시적인 분야에 집중된 단기 목표와 그 성과에 연연해서는 진정한 “the First and the Best”는 이룩될 수 없다. “the First and the Best”는 영어강의가 몇개 더 개설이 되거나 SCI 지표가 몇 단계 상승된다고 해서 이룩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과 연구를 위한 기반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그간 사회 전반적으로 단기적인 결과에 치중하여 장기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는 소홀히 했다. 우리대학 역시 외형적인 결과에 집중하거나 유치한 외국인 교수의 수, 외국 석학의 단발성 강연에는 관심을 표명하고 투자를 해왔지만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에는 인색했다.

우리는 외국인 교수가 연구와 강의를 하기 위해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주거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을 했는가. 그간 연세 캠퍼스의 연구 환경은 어떠했는가. 시장바닥과 같은 무질서하고 너저분한 캠퍼스 환경으로 노벨상에 도전할만한 연구기반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연구와 교육의 기초환경구축을 위한 리더쉽도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기초환경은 조만간 진행될 백양로 프로젝트를 통해서 어느 정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얼마나 우리에게 이러한 개선이 필요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 공백기가 너무나 크다.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추진력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난 1년간의 계량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다. 여러 분야에서 개선된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단순히 수치로 표시되는 지표만이 정책당국의 목표달성을 위한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연세가 원하는 진정한 리더쉽은 계량적이고 가시화된 지표보다도 교육과 연구 기반을 증진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러한 기반을 구축하지 않고서는 연세의 진정한 발전이란 없을 것이다. 연세인은 현 총장의 재임 중에 모든 것을 이룩해야 한다는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장기적인 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요구되고, 이에 대한 연세인 모두의 신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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