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대학교에 재학중인 김아무개씨는 교제중인 여자친구와 600일 기념일을 맞이했다. 이들이 만나게 된 계기는 다름아닌 포털 사이트 ‘다음’의 ‘연세대학교 점수 공개 카페다.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 간의 관계가 성립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온라인 상에서 교류를 하면서 그 전보다 사람들의 인적 네트워크의 범위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

대학생들의 필수 아이템
온라인 인적 네트워크

온라인상에서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은 몇가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교류하는 온라인 네트워크는 지난 1999년 각종 동창, 지인들과의 장을 마련해 줬던 ‘다모임’을 시작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현재는 SK 커뮤니케이션즈사의 ‘싸이월드’ 클럽 서비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의 이용은 매우 활발하다. 실제로 싸이월드 클럽 중 ‘연세대’란 단어를 클럽명에 내걸고 있는 클럽은 996개에 달한다. 클럽 이름과 상관없이 클럽 소개글에 ‘연세대’를 표기한 클럽은 1천339개다. 인터넷 시작 홈페이지를 싸이월드로 설정해 놓는다는 임유(철학?07)씨는 “싸이월드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들이 인맥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기존의 인맥을 탄탄이 하면서 새로운 인맥도 형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메신저 서비스 역시 온라인에서의 인적 네트워크 유지에 기여한다. 지난 2006년 1년간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인스턴트 메신저 이용률 중 20대가 80.7%로 가장 많은 수치를 나타냈다. 대학생들이 메신저로 얼마나 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온오프를 넘나드는
온라인 인적 네트워크

이러한 기능 외에도 특정 정보를 공유한 후 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인적 네트워크 커뮤니티도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DC 인사이드’가 그 중 대표적인 공간이다. 현재 ‘DC인사이드’ 연세대학교 갤러리(아래 연갤)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사안은 지난 20일 발표한 카투사 합격여부와 앞으로 있을 총학 선거, 계절학기 수강이다. 이곳에서는 우리대학교의 송도 캠퍼스 이전 등 굵직한 사안부터 학교생활에 필수적인 정보소개까지 수많은 정보공유가 활발히 이뤄진다.

‘DC 인사이드’ 연갤 유저인 ID gagne12는 “물론 장난기가 가득한 공간이긴 하지만 학교생활 팁에서부터 얻는 것이 많다”며 “고민 상담을 해 주는 사람들도 있어서 매우 마음 편히 사람들과 만나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인적 네트워크 커뮤니티는 단순한 정보의 공유를 넘어 현실 속 특정사안에 대한 사용자들의 가치판단에도 영향을 끼친다. 연갤에는 송도캠퍼스 이전에 대한 글이 수십건 게시돼 있다. 사람들은 여기에 댓글을 달아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특정 글에는 총 84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네트워크 공간을 통해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타인의 의견을 보고 자신의 의견으로 반박하기도 하며, 가치관의 형성에 큰 영향을 받기도 한다.

온라인 네트워크 형성이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작년 연세대 점수공개카페에서는 회원 30명 가량이 참여한 가운데 총 5회의 정기모임을 가졌다. 연세대학교 점수공개 카페 운영자 이지용(22)씨는 “단순히 점수공유를 넘어서 입시원서 제출이 끝나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져 친목을 다진다”며 “실제로 이 때 만난 사람들이 대학생활 내내 좋은 인연을 맺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보를 공유함과 동시에 실제 인맥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 온라인 인적 네트워크 커뮤니티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네트워크는 오프라인 네트워크의 연장선 상에 있다. 대학 내의 인적 네트워크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이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이 필수적이다.

장기원 기자 iamhung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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