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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야 상상하고, 없어야 볼 수 있는 당신의 뇌인간의 지식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볼 수 있게 해 …
  • 박기범 기자
  • 승인 2008.11.21 18:25
  • 호수 1602
  • 댓글 4

‘나는 그림을 아무렇게나 끼적거려 놓고는 한마디 툭 던졌다. “이건 상자야. 네가 원하는 양은 이 안에 있단다.” 그러자 놀랍게도 내 어린 심판관(어린왕자)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바로 이런 걸 원했어요! 이 양에게 풀을 많이 줘야겠지요?”’ 『어린왕자』 中 에서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어린왕자가 정말 뛰어난 상상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을 놓치고 있다. 바로 어린왕자가 ‘나’ 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던 사실이다.
‘나’가 상자라는 양을 가리는 그림을 그렸기에 어린왕자는 양을 상상할 수 있었다. 상자가 없는 흰 도화지 위에서 어린왕자는 결코 양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보이는 것 이상을 꿈꾸다

우리는 비어있는 공간을 그저 텅 빈 공간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어린왕자가 상자 그림 뒤에서 양을 떠올린 것처럼, 우리는 하나의 그림에서 보이지 않는 그림을 상상하기도 한다. <그림1-A>를 보자. <그림1-A>에는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그림1-B>와 <그림1-C>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림1-A>를 <그림1-B>처럼 해석한다.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기 위해 먼저 뇌가 시야를 인지하는 과정을 알아보도록 하자. 어떤 풍경(<그림1-A>)이 사람의 눈에 들어오면 뇌는 풍경을 여러개로 쪼갠 여러 가지 물체들(정사각형과 정사각형 한 귀퉁에에 원점을 둔 부채꼴)의 합, 즉 시각 패턴들의 합으로 인식한다. 이때 뇌는 그 정보를 뇌의 내부에 저장된 패턴에 대한 표현(정사각형과 부채꼴 이미지)과 조합해 패턴이 어떤 종류인지 결정하고, 사물로 인지한다. 이 때 대상의 형상에 관한 지식이 패턴의 분리에 영향을 주는데 이것이 <그림1-A>를 <그림1-B>와 <그림1-C>로 나누어 생각하게 되는 원인이다. 하지만 여기까지의 내용만으론 왜 사람들이 <그림1-A>를 <그림1-B>로만 해석하는지 알 수 없다. 그 이유를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뇌의 ‘차폐 보완’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뇌는 부채꼴이 원의 일부를 가리면 만들어 지는 도형이라고 이미 인지하고 있다. 어떤 그림이 다른 그림을 가릴 수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또한 뇌는 보이는 부분의 패턴 규칙(원 모양을 만드는 규칙)을 가려진 부분에도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림1-A>의 부채꼴 모양의 패턴을 인식할 때 정사각형이 <그림1-B>와 같은 완전한 원형을 가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말해 <그림1-A>의 부채꼴이 정사각형에게 가려져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보완하여 원형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사람의 상상력이 시각계에서 알게 모르게 작용하는 현상이다.

보이지 않아도 알아요 ♪

앞에서 설명한 우리 뇌의 능력을 이용해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그림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흰 종이에 몇 개의 검은 선으로 된 그림이 그려져 있을 때 흰 종이가 배경을 이루며 검은 선과 형(形)이 물체를 이룬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그림2>를 보면 도형을 이루는 선이 없음에도 우리는 하나의 삼각형을 볼 수 있다. 배경으로 인식되던 부분이 물체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이는 부분적으로는 인쇄된 도형의 일정한 규칙에 의존한다. 쉽게 상상 가능한 어떤 규칙들이 배열돼 있으면 우리 뇌는 그것을 의미 있는 도형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림2>에서의 규칙은 검정색 원들의 파인 부분이 합동이며, 부채꼴의 변이 서로 다른 부채꼴의 변과 동일선상에 있고 똑같은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규칙성 아래 우리는 배경색과 같은 삼각형이 세 원의 일부를 가리고 있어 이런 모양이 생긴 것이라고 느낀다.
이제 좀 더 내용을 확장시켜 완벽히 분리돼 있는 물체의 부분이 가려져 있는 것을 생각해보자. K씨는 자동차를 타고 길을 가다가 빨간 표지판을 발견한다. 표지판은 다른 표지판에 의해 가려져 있었지만 그는 표지판을 보는 즉시 마치 표지판이 무얼 뜻하는지 아는 듯이 차를 멈추어 세운다. 그제야 K씨 눈에 빨간 표지판에 쓰인 <STOP>라는 단어가 들어온다.
빨간색 표지판, 도로를 주행 중이던 상황, 이 두 가지 사실을 통해 K씨는 가려진 부분에 <STOP>라는 글씨가 있을 것이라는 걸 유추해 낼 수 있었다. 이는 앞서 말한, 대상에 관한 지식이 찰나의 순간에 K씨의 시각계에 작용해 가려진 글자를 상상해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가려진 부분에 대한 사람의 상상력은 어떤 환경에서도, 어떤 가려진 부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세상을 손으로 가려 보면

최근에 한 여성가수의 ‘의자춤’ 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적이 있었다. 직접적으로 노출한 적이 없는 그녀지만 사람들은 의자 등받이에 가려진 그녀의 모습에 야릇한 감정을 품은 사람들이 꽤 있다. 등받이 뒤편에 숨겨져 있을 모습을 그들 나름대로 상상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일부 연예인들의 옷을 특정 물체로 가린 사진도 응당 마찬가지 이유로 인기 있는 것일 게다.
가린다는 것, 어떤 물체의 진면목을 볼 수 없게 되는 행동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 물체를 보는 사람마다 그들의 맘에 맞게 상상력을 발휘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행동이 아닐까. 지금 주위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다면 손으로 살포시 가려보자. 이제 당신의 상상력으로 가려진 세상을 바꿀 차례다.

박기범 기자 ask_walker@yonsei.ac.kr

박기범 기자  ask_walk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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