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향의 대학 네트워크…지속적 관리 이뤄져야

‘선배와 후배’라는 네트워크는 대학 내에서는 재학생들 사이에서, 졸업 후에는 동문회를 통해 연결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과 사회인의 네트워크는 드물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멘토링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재학생과 졸업생의 만남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졸업생과의 만남은 또한 재학생들이 인생 설계와 진로 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우리대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그림 이옥남

여학생 대상 멘토링 호응 높아 

여학생처의 ‘연세 여성 멘토링’은 우리대학교의 멘토링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시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각 전문분야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여성 동문과 전문분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재학생을 이어주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총 252명의 학생들이 멘토와 만남을 가졌고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매년 경쟁률이 5:1에 육박할 정도다.

리더십개발원 여대생 커리어 개발팀에서는 특강이나 일반적인 멘토링 형식을 탈피한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연세 여성 리더 인터뷰’는 재학생 3~4명이 한 팀을 구성해 연세 미래 여성지도자 100인에 선정된 여동문을 찾아가 전공선택과 대학생활, 직업선택과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인터뷰 내용은 「세상의 중심에서 리더를 꿈꾸다」라는 책자로 발간돼 일반 학생들도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리더십개발원 최윤진 선임연구원은 “인터뷰준비과정을 통해서도 학생들이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라며 “인터뷰를 통해 만난 멘토와 멘티의 관계가 계속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증가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단과대 주최로 이뤄지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있다. 행정학과에서는 지난 3월 행정학과 50주년을 기념해 ‘멘토-멘티 결연식’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는 50여명의 졸업생 멘토와 200여명의 재학생 멘티가 연결됐다. 상경대와 경영대에서도 이번 해 처음으로 멘토링을 시작했다. 동문회의 제안으로 시행된 이번 멘토링 프로그램은 상경·경영계열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멘토 한 명당 10명 정도의 멘티가 한 조가 돼 직업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영인(상경계열·08)씨는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이 학과를 전공하고 사회에 나가 어떤 일을 하는 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동문회관에서는 총학생회(아래 총학) 주최로 ‘제1기 멘토-멘티 만남의 밤’이 열렸다. 사회를 맡았던 부총학생회장 조을선(정외·05)씨는 “기존 멘토링 프로그램은 각 단과대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졌고 이벤트성이 짙었다”며 “모든 학생들이 참여 할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판단해 이번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총학은 멘토링 프로그램 기획단을 구성해 멘토링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일회성에 그쳐 아쉬워

그러나 더 나은 멘토링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멘토링이 원활히 이뤄지려면 멘토와 멘티의 지속적인 만남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주선하는 1~2회의 만남을 제외하면 멘토와의 꾸준한 관계 유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공식적인 결연식 이후에 멘토와 멘티의 만남이 관리되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멘토와 멘티 모두 멘토링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상경대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안가영(상경계열·08)씨는 “생각과는 달리 깊이있는 상담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형식적인 만남이 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화여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와이즈 멘토링’은 멘토와 멘티가 지속적인 만남을 갖게 하기 위해 온라인을 활용하고 있다. 멘토와 멘티는 와이즈 멘토링 홈페이지의 멘토링룸을 통해 질문과 답변 등의 소통을 한다. 글을 등록하면 SMS메시지가 발송돼 바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온라인 관리팀이 멘토링룸의 글 등록 횟수 등을 점검해 활발한 멘토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화여대 와이즈 거점센터 멘토링팀 박혜영 연구원은 “전공분야 직업인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진로와 직업탐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유학과 원하는 분야로의 취직에 도움을 얻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좋은 멘토와의 만남은 멘티에게 진로와 직업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생을 설계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러한 자양분을 통해 훌륭하게 자라난 멘티는 훗날 후배들에게 훌륭한 멘토가 돼줄 수 있다. 체계적인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멘토에서 멘티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선효 기자 say_hell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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