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체감 온도도 높았다

지난 2007년 11월 <연세 36.5>가 4개 선본의 경합 끝에 36.29%의 지지율로 45대 총학생회(아래 총학)에 당선됐다. 당시 총학은 △적극적 복지 실현의 약속 △참 교육의 약속 △따뜻한 소통의 약속 △열린사회 참여의 약속을 내세우며 학생중심 사회의 비전을 제시했다. 총학과 함께 했던 365일 동안 연세인들의 희망 온도는 얼마나 높아졌을까.

성치훈 총학생회장(오른쪽). 조을선 부총학생회장(왼쪽)

학생과 가까웠던 <연세 36.5>

총학의 복지 공약은 대부분 이행됐다. 특히 학생들에게 밀접한 학습환경 개선이 두드러졌다. 잔디 운동장이 구축됐으며 중앙도서관 6층에는 휴게실 ‘늘라온’이 만들어졌다. 가장 호응이 높았던 공약은 ‘셔틀버스 운행’이었다. 사실 셔틀버스 도입은 학교 측의 ‘차없는 백양로 사업’에 포함된 내용이었으나 총학 측의 적극적인 요구로 지난 9월 시행될 수 있었다. 장미송(의류환경·07)씨는 “셔틀버스 공약이 지켜질 지 의문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시행돼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전공 서적 오픈마켓 역시 학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계절마다 열기로 한 테마 문화제는 두 번에 그쳤고, 장애학생 권리확보를 위한 공약은 대부분 실현되지 못했다. 

의·치·간 계열과의 소통 부재는 과제로 남겨졌다. 총학생회장 성치훈(토목·02)씨는 “본교와 의료원의 심리적 거리가 생각보다 멀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교육 공약은 큰 틀은 유지하되 약간의 방향 변경이 있었다. ‘도전 학점제’는 체육과목 P/NP 평가 및 ‘W’ 삭제로 변경돼 이행됐으며 오는 2009학년도 1학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멘토-멘티 프로그램은 9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성씨는 “임기가 끝나도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기획단을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 지원센터 마련’ 공약도 학회 연합의 성격으로 바뀌어 진행됐다. 학교 차원에서 센터를 구성할 경우 학생자치 기구로서의 성격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성씨는 “이미 임시 회장이 선출된 상태”라며 “다양한 학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제 돌려받기 운동은 캠페인의 형식으로만 진행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사회와는 멀었던 <연세 36.5>

학생들과의 소통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총학 직통 전화, 총학 홈페이지 게시판, 월간 정책보고서 등을 통해 학생회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기존의 자보와 플래카드 형식을 탈피한 친근한 디자인 사용해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과·반 순회는 한 차례에 불과해 ‘찾아가는 학생회’로서의 역할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총학이 사회에 우리대학교의 목소리를 내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대외 활동이 적고 대부분 일회성으로 그쳤기 때문이다. △신촌 민회 및 인권단체와의 교류 △학생들의 시민단체 활동 지원 등의 공약 역시 가시적 성과는 보이지 못했다. 이에 성씨는 “직접 운동에 참여하기보다는 사회 운동을 하는 학생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같은 가격을 내고 36.5%만큼 밥을 덜어 남은 식자재비를 불우이웃에게 전달하자는 내용의 ‘36.5 나눔 식단’은 전혀 시행되지 않았다. 잔반도 줄이고 이웃도 도울 수 있어 많은 학생들이 취지에 공감했지만 총학 측에서 학관 식당의 인력 부족을 이유로 추진하지 못했다.

소모적인 갈등으로 시간을 낭비했던 지난 44대 총학에 비하면 45대 총학은 추진력 있게 많은 공약을 이행했다. 그러나 등록금 인상, 대학평의원회 설치 등 연세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이 부족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윤정 기자 shinewayj@

자료사진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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