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과 사랑.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 둘이 만난다면?

 

우리대학교 중앙동아리 'NTIZ'의 세번째 매직콘서트. 회장 신승환(경영·07)씨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받으며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마술과 사랑.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 둘이 만난다면?

지난 7일 우리대학교 중앙마술동아리 ‘NTIZ’가 ‘Luvism’이라는 주제로 세번째 매직콘서트를 열었다.
사랑은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항상 설렘으로 다가온다. 마술동아리 ‘NTIZ’가 ‘Luvism’을 선택한 이유다. 그들은 이번 마술 공연이 관객들에게 하나의 설렘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그래서 마술 사이에 콩트를 삽입하여 여러 커플들의 사랑이야기를 보여줬다. 

첫번째 커플이 등장해 재밌는 상황극을 꾸미면서 공연은 막이 올랐다. 그 후 이어지는 마술 공연에서 무대 위 아마추어 마술사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은색 공을 옷에 몇 번 ‘쓱쓱’ 문지르자 거짓말처럼 공은 마술사의 손에서 떨어져 공중에 뜨기 시작했다.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박수세례가 이어졌다.

이렇듯 무대 위에서는 완벽해 보이는 그들이지만 이는 실수투성이의 연습과정을 거친 결과다. 공연 하루 전, 최종 연습을 하고 있는 ‘NTIZ’의 연습실은 이제 막 수확을 앞둔 벅찬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껏 웃고 떠들다가도 “자, 얘들아 시작하자!”는 회장 신승환(경영·07)씨의 한 마디에 진지한 표정으로 연습에 임하는 그들. 한 명씩 차례로 나와 거울 앞에서 자신이 연습한 마술을 선보이자 다른 학생들은 관객이 되어 호응해주며 서로를 격려해줬다.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멋진 링 마술을 선보인 김태종(화공생명·08)씨는 “내일이 시험인데도 공연 연습을 위해 남아있다”며 “큰 실수 없이 성공적으로 공연을 끝마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끔씩 ‘터지는’ 실수들은 질책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연습실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하나의 활력소가 되어준다. 빌리어드 볼* 마술 연습을 하던 도중 연이은 실수로 동아리원들의 ‘귀여움’을 샀던 송승환(공학부·08)씨는 “내일 공연에서는 실수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명씩 차례로 나와 거울 앞에서 자신이 연습한 마술을 선보이자 다른 학생들은 관객이 되어 호응해주며 서로를 격려해줬다.

마술사라고는 하지만 마술을 처음 접해보는 동아리원들이 대부분이다. 회장 신씨는 “마술 보는 것을 좋아해 들어온 사람들이 많다”며 “다 함께 배워가면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이뤄내기 위해 동아리원들은 방학부터 학기 중까지 부지런히 움직였다. 쌍문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짬을 내어 틈틈이 기본 동작을 익히며 각자의 역할이 정해진 후에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파트를 중심으로 연습했다.
이번 정기 공연은 회장단을 중심으로 공연기획팀, 프로젝트팀을 조직해 연출됐다. 이 팀들은 희망자를 우선적으로 받은 후 팀장을 선출해 구성된다. 체계적으로 공연 연출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세부적인 마술 연습에 들어간다. 또한 마술의 특성상 개인 연습이 많아서 소홀히 할 수 있는 협동심을 다지기 위해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합동공연을 한다. 이번 3회 매직콘서트에서는 프로젝트팀 ‘마리오네트’, ‘So Body’, ‘Swing baby’가 춤, 가면극과 마술을 접목하는 등 다른 장르를 곁들여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마지막 무대에서 흰색 로프 하나와 함께 회장 신씨가 등장했다. 로프는 하나가 됐다가 둘, 셋, 넷으로 많아지기도 하며 다시 하나로 합쳐지기도 한다. 이를 보여주며 그는 사랑을 얘기한다. 신씨는 “오해와 반목이 생겨 둘으로 갈라지기도 하고 다시 그 오해가 풀려 하나가 되기도 하죠”라며 “중요한 건 서로간의 대화가 아닐까요”라고 ‘훈훈’하게 끝을 맺는다. 그렇다. 신기하게도 마술과 사랑은 어울렸다. 
쌀쌀한 가을 저녁, 백주년 기념관을 찾은 관객들의 마음은 그들이 마술로 그리는 사랑이야기로 꽉 찼다. 공연장을 찾은 곽한결(화공생명·08)씨는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을 하는 이의 마음도 꽉 차긴 마찬가지였다. 회장 신씨는 “동아리원들이 큰 실수 없이 잘 해줘 매우 고맙고 만족스럽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조금은 서투른 몸짓들이 모여서 함께 채워가는 시간은 우리 모두를 ‘Luvism’으로 물들이기에 충분했다.

글 박소영 기자 thdud0919@
사진 박소영, 김가람 기자 super100@

*빌리어드 볼 마술 : 작은 공을 이용해 하는 마술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