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심층/기획
의무화된 실험 참여… 크레딧 채우기에만 급급
  • 김선효 기자
  • 승인 2008.09.27 17:22
  • 호수 1596
  • 댓글 3

학생들 “성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해”

심리학과 “학문의 특성상 불가피한 선택”

지난 2007학년도 2학기부터 전공 및 교양 심리학 관련 과목을 듣는 학생은 관련실험에 피실험자로 참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참여 여부를 성적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비자발적인 심리학 실험참여는 원칙적으로 ‘심리학 윤리강령(아래 윤리강령)’과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윤리강령 제24조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에서는 연구 참여는 피실험자의 자유의지로 결정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성적 반영과 같은 외부적 요인이 존재할 경우 피실험자의 참여가 자발적이라고 보기 어려워 윤리강령에 어긋날 수 있다. 이 경우 실험의 정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리학 실험의 윤리성을 심의하기 위한 연구심의위원회가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위원회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과는 실험참여에 ‘크레딧(Credit)’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크레딧은 연구에 참여하고 받는 점수를 말하며 한 과목당 2크레딧 이상을 받아야 한다. 1번 참여에 1크레딧 또는 그 이상의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크레딧 충족 여부가 성적 평가에 5% 반영되기 때문에 사실상 학생들에게 실험참여가 의무화됐다는 것이다. 김정민(경영계열·08)씨는 “실험참여 여부가 성적에 반영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가산점 정도로만 활용해야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김민식 교수(문과대·심리)는 “현재 심리학 실험은 인터넷에 실험내용이 제시되고 그 중에서 학생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시된 실험 선택지 안에서 의무적으로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완전히 선택권을 줬다고 말하긴 어렵다. 정경미 교수(문과대·심리)는 “심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와 관련해서 학생들이 직접 경험을 할 필요가 있다”며 심리학 실험참여를 성적에 반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크레딧을 채우기 위해 실험에 참여했기 때문에 교육적인 효과는 별로 없던 것 같다”는 이정언(생디·07)씨의 말처럼 대부분의 학생들은 실험참여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실험방식이 설문지 답변 등으로 단편적이고 개설된 실험 주제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정지수(경영계열·08)씨는 “성차별 경험에 대한 설문에 답변하는 등 실험방식이 설문조사로 한정돼 있는 것 같다”며 “설문 문항도 많고 지루해서 대충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비자발적인 실험참여는 윤리강령에도 어긋날뿐더러 피실험자의 태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공가희(아동가족·07)씨는 “한 번에 2크레딧을 채울 수 있는 실험을 선호 한다”며 “크레딧을 채우기 위한 의무감으로 실험에 참여 한다”고 답했다. 이런 의무감이 참여의 동기가 될 경우 실험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는 학생들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실험참여 외의 대안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심리학 실험참여에 대한 심리학과의 시행세칙에는 연구 참여에 상응하는 대안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일반적으로 실험참여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대체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 작성과 실험참여는 같은 정도의 부담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실험참여를 선택하게 된다. 게다가 대체 보고서 역시 처음부터 선택이 가능하다는 공지를 받는 것이 아니라 부득이하게 실험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에게 따로 공지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선택을 했다고 보긴 어렵다. 지금까지 4과목의 심리학 관련 강의을 수강한 류동우(경영·07)씨는 “이제껏 심리학 수업에서 교수님이 실험을 대체할 다른 대안을 제시해 주신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간적 측면에서의 학생들의 부담도 간과할 수 없다. 심리학 과목을 한 학기 두 개 이상 듣는 경우 4크레딧 이상을 채워야 하는데 한 실험 당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시간적 부담은 크다. 게다가 참여 여부의 변경 및 취소는 실험 하루 전까지만 가능하다. 또한 신청한 실험에 불참할 경우 -1크레딧의 패널티가 주어진다. 때문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실험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의 경우에는 패널티로 주어진 크레딧까지 채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심리학은 연구대상이 사람이라는 학문의 특성상 많은 수의 피실험자가 요구 된다”며 “때문에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이러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심리학 관련 수업의 실험참여 문제가 우리대학교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지만 사람이 피실험 대상으로 선정되는 만큼 세심한 윤리적 고려가 동반돼야 한다. 또한 대체 보고서뿐만 아니라 실험에 참여를 원치 않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적 선택지 역시 폭넓게 제시돼야 할 것이다.

김선효 기자 say_hello@yonsei.ac.kr

김선효 기자  say_hello@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선효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APPS79.com 2011-03-25 20:04:12

    +++ HD급 고·화·질 라·이·브 카·지·노 +++

    자본력이 튼실한 본사의 고품격 서비스를 경험해보세요.

    매일 첫입금시 5% 추가충전 및 정기적인 이벤트를 누려보세요.

    즐겨찾기는 필수입니다. APPS79.com

    - (합)스타카·지·노 한국담당 영업팀 -   삭제

    • APPS79.com 2011-03-25 17:47:56

      +++ HD급 고·화·질 라·이·브 카·지·노 +++

      자본력이 튼실한 본사의 고품격 서비스를 경험해보세요.

      매일 첫입금시 5% 추가충전 및 정기적인 이벤트를 누려보세요.

      즐겨찾기는 필수입니다. APPS79.com

      - (합)스타카·지·노 한국담당 영업팀 -   삭제

      • APPS79.com 2011-03-25 11:17:48

        +++ HD급 고·화·질 라·이·브 카·지·노 +++

        자본력이 튼실한 본사의 고품격 서비스를 경험해보세요.

        매일 첫입금시 5% 추가충전 및 정기적인 이벤트를 누려보세요.

        즐겨찾기는 필수입니다. APPS79.com

        - (합)스타카·지·노 한국담당 영업팀 -   삭제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