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사업단 4개에서 6개, 최하위사업단 10개에서 5개로

지난 5일 학술진흥재단에서 2단계 BK21사업 2008년도 연차평가 순위결과를 발표했다. 2006년부터 시작된 교육과학기술부의 2단계 BK21사업은 인재 양성과 대학 연구 특성화에 목표를 두고 있으며 매년 각 사업단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대학교는 2차평가에서 4개에 불과했던 최상위 사업단이 6개로 늘었고 10개에 달했던 최하위 사업단은 5개로 줄어 지난 1차평가보다는 향상된 성적을 얻었다.

최상위사업단(팀)으로는 ‘인지 및 심리과학 전문인력양성 및 실용화사업단(단장 김민식)’, ‘아시아적 정치학 교육·연구사업단(단장 김명섭)’, ‘사회적 포섭과 배재사업단:한국 및 동아시아 비교(단장 김용학)’, ‘다상매질 중 유해오염물의 동시 제어기술 사업팀(팀장 서용칠)’, ‘식품영양유전체 사업팀(팀장 김혜영)’, ‘인적자원개발의 성과(ROI)연구 사업팀(팀장 한준상)’이 선정됐다. 최하위 결과는 사업단의 요청으로 학교 측에서 밝히지 않았다.

과학기술 부문에서는 1차년도에 이어 2차년도에도 최상위로 선정된 사업단은 없었다. 그러나 최하위 사업단은 3개에서 1개로 줄었다. 특히 지난 1차년도에는 규모가 큰 공과대학 사업단이 최하위로 선정돼 지원금이 크게 삭감됐지만 이번에는 최하위를 면했다. 인문사회 부문에서는 최상위 사업단이 1차년도 2개에서 2차년도 3개로 늘었고, 최하위 사업단은 4개에서 3개로 줄었다.

하지만 전체 5개의 최하위 사업단 중 3개가 인문사회부문에서 배출됐다. 지난 전문서비스부문 평가에서 최하위 사업단에 선정됐던 경영전문대학원(아래 MBA)은 서울대, 고려대에 이어 3위를 기록해 최하위를 면했다.

사업단보다 규모가 작은 사업팀에서 과학기술 부문은 최상위 2팀, 최하위 1팀으로 지난해와 그 수가 같았다. 인문사회 부문에서는 지난해 1팀이 최하위를 기록한 반면 이번 평가에서는 최상위에 1팀이 선정됐다. 지난 1차평가와 비교해 상승한 결과에 대해 연구처 이은정 팀장은 “지난해 지원금이 삭감된 사업단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약간의 지원금을 추가 지원했다”며 “지난해 좋지 않았던 결과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연구해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성과부진 사업단 탈락제 도입

2차평가가 나아졌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 7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BK21 사업을 매년 평가해서 성과가 부진할 경우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성과부진 사업단 탈락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대상은 1차평가, 2차평가 점수를 합산해 최하점을 받은 사업단으로 비교평가 대상 사업단으로 분류된다. 비교 대상 사업단은 신규사업단 후보 와 경합을 벌이게 되며 비교 평가를 통해 최종 탈락 및 진입 여부가 11월 말에 결정된다. 우리대학교는 10개팀이 신규사업단에 지원해 ‘공간의 역사학 전문 인력 양성 사업단(단장 백영서)’, ‘중국어문학 디지털 인문지도 구축 및 전문인력 양성사업단(단장 하경심)’, ‘건축 구조물 성능 모니터링 및 유지관리 기술개발(단장 임홍철)’, ‘학교교육 효과 평가전문가 양성 사업팀(팀장 이규민)’, ‘글로벌 스포츠 산업 인재 양성팀(팀장 조광민)’ 등 총 5개단(팀)이 신규사업단 후보로 선정됐다.

반면 현 사업단 중 1차평가, 2차평가의 합산 점수가 최하위로 기록된 우리대학교의 8개의 사업단이 비교평가 대상으로 분류 돼 탈락 위기에 놓이게 됐다. 연구처 이 팀장은 “1차평가 성적이 좋지 않았던 탓에 2차평가 결과가 상승했어도 합산 성적이 낮았다”며 “현 사업단이 탈락하지 않도록 경쟁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비교평가대상으로 분류된 MBA

경영전문대학원의 대명사인 우리대학교 MBA 역시 비교평가대상에 포함돼 서강대와 경합을 벌이게 됐다. 탈락할 경우 사업단 규모가 가장 커 지원금 역시 큰 폭으로 삭감될뿐더러 경영대의 명성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대학교 MBA는 BK21사업단 최초 선정 당시 서울대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1년 후 이뤄진 1차평가에서 4개 MBA 사업단 중 최하위 사업단으로 평가받았다. BK21사업 평가문항에 따른 전략을 구성하지 못했고 타 대학들보다 늦게 연구를 진행시킨 것이 원인이 됐다. 올해는 지난 1차평가에서 저평가 받았던 항목인 △영어강의 수 △외국인 교수 수 △전임교수 수를 대폭 늘렸다. 또한 △토론 및 사례 중심 교육 과정 비율 △일인당 산업체 지원금 수주 실적 △교육 지원 인력을 보완해 2차평가에서는 최하위를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BK21 MBA분야에서 저평가 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교수 숫자다. 현재 고려대 MBA가 10명의 외국인 교수를 확보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대학교는 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MBA 박영렬 부원장은 “해외의 유명한 석학을 전임교수로 임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점차 외국인 교수 수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취업률이 새로운 평가항목으로 추가됐는데 타 대학은 대학원생 중 직장인 비율이 높은 반면 우리대학교는 취업준비생이 많아 불리한 조건이다. 박 부원장은 “평가를 위한 준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더 나은 결과를 위해 평가 문항에 맞춰 전략을 세우고 변화를 모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화된 연구로 인정받은 최우수 사업단

한편 특화된 연구와 우수한 업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최우수 사업단으로 선정된 곳도 있다. ‘사회적 포섭과 배제 사업단’의 이승훈 연구교수(사과대·사회)는 “유명한 외국교수를 초청해 연구 주제와 관련한 강의와 토론을 하는 콜로키움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특화된 교육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1차, 2차년도 평가 모두 1위를 차지한 ‘다상 매질 중 유해오염물의 동시 제어기술 사업팀’의 서용칠 교수(보과대·환경)는 “산·학·연·관의 긴밀한 연계, 학문 융합, 지역사회 연관 사업 진행을 통해 매년 향상된 업적 및 성과물을 도출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주캠퍼스(아래 원주캠)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의료공학 신기술 사업단’은 높은 연구실적에도 불구하고 지역 산업체와의 연계부문에서 감점돼 최우수 사업단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의공학부장 김법민 교수(보과대·의공)는 “지역 여건 상 기업이 소수로 존재하는데다 학교와 산업체의 요구 조건이 맞지 않아 산?학 연계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원주캠의 경우 교수를 도와 연구를 진행시켜나갈 대학원생도 부족한 실정이다. 신촌캠퍼스 대학원생 수가 1만162명인데 비해 원주캠은 719명에 불과하다. 원주산학협력단장 및 연구정책부처장 이경중 교수(보과대·의공)는 “지역적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을 붙잡는 유인책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말했다.

BK21 사업은 국가에서 한 사업단당 연간 평균 10억원을 지원힌다. ‘고령친화디지털웰페어하우스 사업팀’의 연구원 박민아(주거환경·석사3학기)씨는 “외국학회 참여경비, 논문 투고비용과 함께 매달 장학금이 지원돼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규모 연구비 수혜 기회가 적은 대학 연구실에 BK21은 매력적인 사업이다. 그러나 연구가 장기적인 호흡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매년 이뤄지는 평가 때문에 실적에만 쫓길 수 있다. 그러나 연구 성과의 질적 향상 역시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연구 프런티어’로 도약하겠다는 우리대학교의 비전에 걸맞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연구 환경의 재정비가 필요한 때다.

김윤정, 안형선 기자 fairy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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