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71번째 촛불문화제가 청계광장에서 개최됐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추산 2만 명(경찰 추산 3천명)이 참가한 이번 촛불문화제는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촛불의 시작은 지난 4월 18일 한국과 미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데 동의하면서부터였다. 그러자 시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5월 2일을 시작으로 촛불문화제를 이어갔다. 과거 시위와는 다르게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진정한 ‘거리의 정치’를 이끌어냈다는 긍정적인 평과 함께, 배후세력에 의해 조종되는 ‘천민 민주주의’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다양한 평과 동시에, 꺼질 듯 꺼지지 않는 촛불문화제는 쇠고기 수입 반대라는 목적에서 확대 발전해 다양한 의제를 포함하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의 촛불은 어떻게 될까? 촛불문화제를 주최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조계사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촛불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대책회의의 김동규 조직팀장은 “촛불은 정체돼 있는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지속될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대책회의의 김광일 행정팀장 역시 “일단 7월 6일 이후로 촛불이 사그라진 것은 사실이고, 운동의 일각에서도 촛불이 꺼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촛불이 꺼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미국산 쇠고기 정책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일련의 정책들에 대한 전반적인 공세가 ‘촛불의 이유’인 만큼 쉽게 꺼질 수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촛불이 가져올 파급효과 역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다. 촛불이 계속된다면 정말 현 정권이 퇴진할 수 있다는 예측도 존재하는 한편, 혼란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적지 않다. 하지만 김동규 조직팀장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울 뿐 분명한 미래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 같은 여러 가지 예측들은 지금 시기에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한가지 분명한 것은 촛불문화제로 인해 국민들의 의식과 자신감이 성장했으며 이것은 한국사회에 새로운 공동체와 대안 공간을 만들어 낼 것이다”고 말했다. 김광일 행정팀장은 “앞으로의 국면에서는 갈등이 좀 더 첨예해질 것이다”며 “결국 지금의 촛불문화제와 같은 운동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강력하게 정부의 비합리적인 정책을 막아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촛불은 계속될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실제로 촛불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더 큰 혼란을 가져올지도 역시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변화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으며, 그것은 끊임없이 한국 사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최명헌 기자 future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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