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로스쿨 '다중 특성화 전략'으로 차별화

▲ 오는 2009년 개원하는 로스쿨의 모의법정동 공사가 한창이다. 박소영 기자 behappy@

지난 2월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 아래 교육부)가 전국 25개의 법학전문대학원(아래 로스쿨)에 총 2천명의 정원을 배분하는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대학교 로스쿨(아래 연세로스쿨)은 고려대, 부산대, 성균관대 등과 함께 정원 120명을 배정받았지만, 교육부가 발표한 예비인가 평가점수에서는 900점 이상을 받아 서울대에 이어 2위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번 성과는 연세로스쿨이 출범과 동시에 국내 최고, 10년 내 아시아 최고를 목표로 하는 ‘연세Law 세계Law 1-10-1’ 비전을 실현할 가능성을 보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오는 2009년 들어설 연세로스쿨은 윤리성과 국제적 식견, 창의성을 지닌 법조인 양성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목표 아래 연세로스쿨은 △공공거버넌스와 법 △글로벌 비즈니스와 법 △의료·과학기술과 법의 3개 분야를 특성화하는 ‘다중 특성화전략’을 수립했다. 이런 특성화분야들은 우리대학교의 우수한 전문분야와 연계된다. ‘글로벌 비즈니스와 법’ 분야의 경우 상경·경영계열과 교류가 이뤄지며, 특히 복수학위제로 경영대학원(MBA)와 로스쿨을 동시에 수료할 수 있는 과정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의료·과학기술과 법’ 분야도 우리대학교의 이과대와 공과대, 의과대와 연계해 연구가 이뤄진다. 기존에 의료법윤리학연구소를 통해 의과대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합동연구가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우리대학교는 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해 모의법정동 등의 시설을 신축하고 전임교원을 확충했다. 연세로스쿨은 광복관 외에 연세·삼성 학술정보관(아래 학술정보관) 5, 6층과 모의법정동을 새로운 공간으로 사용하게 된다. 광복관 내에 있던 법학도서관과 법학연구소 등이 학술정보관 5, 6층으로 이전해 오는 13일에 개방되며, 모의법정동도 오는 8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최근 2년 동안 20명 이상의 교원을 영입해 현재 47명의 전임교수를 확보하고 있다. 양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판검사와 유명 로펌 출신 변호사 및 학계에서 인정받은 교원들을 영입해 질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법과대학 측은 “이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60명의 교원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로스쿨에 들어가는 등록금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4월11일 우리대학교가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한 로스쿨 입학정원 변동에 따른 예비인가 수정 신청서에 의하면, 연세로스쿨의 1년 등록금은 1천950만원이다. 이는 당초 알려졌던 1천700만원보다 200만원이상 인상된 금액이다. 법과대학 학장 홍복기 교수(법과대·상법)는 “애초에 계획했던 150명을 배정받지 못해 불가피하게 등록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계형편과 성적을 고려해 전체 재학생의 50%이상이 전액 또는 반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고 말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외에도 예비인가 성과 이면의 큰 문제로 로스쿨 관련 전문행정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지적된다. 지난 학기부터 법과대학의 거의 모든 교수들이 로스쿨 개원준비를 위한 업무를 맡고 있다. 한 명의 전문직원이 늘어났지만 학부강의와 연구, 게다가 로스쿨 강의에 대한 준비까지 하고 있는 교수들에게 과도한 행정업무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이종수 교수(법과대·헌법)는 “행정업무와 새로운 체제에서의 강의준비까지 하려니 이중부담의 압박이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세로스쿨은 학교본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우리대학교 법과대학 교직원의 노력으로 예비인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아직 계획단계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것에 불과하다. 연세로스쿨이 출범과 동시에 국내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우수한 계획들을 실행으로 잇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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