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나친 원주 축제의 향기가 피어난다

“깽개갱개개갱”
이는 원주캠에서 불과 10분이면 갈 수 있는 회촌마을에서 울리는 꽹과리 소리다. 집과 학교 사이만 왕복하는 생활속에서 이런 소리를 들어본 이가 얼마나 될까. 지난 2월 21일 원주매지농악보존회에서 주관하는 ‘회촌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아래 달맞이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원주풍물단의 매지농악 공연이 열렸다.

신나는 매지농악의 세계로

달맞이축제는 정월대보름에 마을의 무사와 풍년을 기원하던 제사인 당산제에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엄숙한 제사에서 벗어나 시도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된 매지농악을 보존하기 위한 공연도 함께한다. 또한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같은 민속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돼있다. 여기에 지역 농산물과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장터를 접목시켰다. 이제 달맞이축제는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행사로 자리 잡은 듯 하다.

달맞이축제위원회 최혁 축제총괄팀장은 “원래는 마을단위에서 하는 조그만 제사였다”며 “이제는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 사람들까지 끌어 모을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자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참여활동이 달맞이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원주캠 단대풍물패연합(아래 단풍연) 의장 문민호(과기수학ㆍ07)씨는 “단풍연 학생들이 매지농악기능보유자 강성태 선생님으로부터 매지농악을 전수받고 있다”며 “달맞이축제 준비를 도와드리면서 오히려 보고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를 바라보는 지역 주민의 마음도 흐뭇하다. 매년 달맞이축제에 참여해왔다는 황정범(44)씨는 “신나는 매지농악도 좋지만 학생들이 일을 도우면서 함께 즐기는 모습이 보기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릉도원의 신선이 되고싶다면

2주 앞으로 다가온 중간고사가 끝나면 꽃피는 4월에 꽃내음 물씬 느낄 수 있는 ‘치악산복사꽃축제(아래 복사꽃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술냄새 풍기며 마음을 달래기 보다 향긋한 복사꽃 향기로 마음을 다잡아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다.

복사꽃축제는 원주시의 대표적인 농산물인 복숭아를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복사꽃 개화시기인 4월 말쯤 ‘복숭아마을’로 불리는 소초면 두독마을에서 열린다. 시험기간에 잠깐 피었다 져버리는 벚꽃이 아쉬웠다면 중간고사가 끝나고 맘 편히 볼 수 있는 복사꽃으로 서운함을 달래볼 수 있다.

도교에서는 복숭아를 신선들이 먹는 음식이라고 해서 복숭아 냄새만 맡아도 무병장수한다고 말한다. 서유기에서는 복숭아가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손오공이 천계의 복숭아를 다 먹어치워 괴력을 얻었다고 하니 공부하느라 몸과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를 ‘무릉도원’의 복사꽃 향기로 털어내 보는 것은 어떨지. 치악산 언저리 3만 6천여그루의 복숭아나무가 심어져있는 ‘복숭아마을’에 서있으면 아마 무릉도원의 신선이 된 기분이 들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향기

혹시 영화관에만 가는 데이트에 신물나는 연인이 있다면 장미를 주제로 하는 축제에 눈길을 사로잡힐 것이다. 원주의 시화가 장미이기 때문에 장미축제위원회는 매년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단계동에 위치한 장미공원에서 ‘장미축제’를 개최한다. 축제기간 내내 장미공원에 심어져있는 32종의 장미 총 3천410주가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이번 장미축제는 △장미 허브비누 체험전시회 △장미 설탕공예 체험 전시회 △장미로 만든 기념품 전시회 등 장미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행사와 전시회로 꾸며질 예정이다. 장미축제위원회에서는 “장미를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위주로 준비했다”며 “장미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과 공연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직 축제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정열적인 사랑’이란 붉은 장미의 꽃말처럼 벌써부터 사랑의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이외에도 산나물축제, 섬강축제, 원주예술제, 한국국제걷기대회, 원주따뚜, 강원감영제, 한지문화제 등 원주에서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기회는 많다. 특색있는 이들 지역축제들에 참여함으로써 ‘매지리’만의 원주가 아닌 ‘추억’이 깃든 원주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다가오는 축제의 현장에서 함께 추억을 만들어보자.

글 서용호 기자 yongho89@

*사정상 지면에 실리지 못한 다른 축제들의 자세한 사항은 원주시 문화관광 홈페이지(http://tourism.wonju. 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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