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그 길에서

<연극> 기억을 토해내며 괴로워하는 여인:『레이디 맥베스』
예술의전당에서 야심찬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개관 20주년을 맞아 관객과 연극전문가가 직접 선정한 최고의 연극들을 시리즈로 공연한다. 그 중 1위로 선정된『레이디 맥베스』는 지난 2000년과 2002년 예술의 전당 공연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을 받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연극은 셰익스피어의『맥베스』를 모티프로 한다. 하지만 그의 아내인 맥베스 부인의 삶에 초점을 맞춰 그녀가 기억을 토해내는 과정을 그렸다. 머리카락을 옆으로 쓸어넘겨 스스로 목을 죄는 듯한 포스터가 그녀의 마음상태를 짐작케 한다.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공연기간: 2008년 3월 21일 ~ 4월 13일
가격: 전석 4만원 (수요일 공연 전석 3만원, 월요일 공연 없음)

* 예술의전당에서는 지난 3월 15일부터 세계음악분수를 개장했다. 명곡이 흐르는 가운데 조명을 받으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물의 모습이 장관이다. 연극이 끝나고도 진하게 남는 여운을 음악분수를 보며 한층 더 느껴보는 건 어떤지.
 
<미술전> 앨리스가 되어: ‘이상한 나라의 소품’전
편안하고 친숙한 작품전시가 많은 그라우 갤러리에서 또 한번 재밌는 전시를 한다. 갤러리에 들어서면, 이상한 나라에 들어선 듯 신기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하얀 바탕에 푸른 무늬가 들어간 도자기는 여성의 브래지어로 만들어졌고, 조각인지 회화인지 분간이 어려운 ‘대머리 아저씨’는 대리석 조각 위에 연필로 스케치해서 그려졌다.
‘이상’하다는 주제어만으로 뭉친 14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다소 생뚱맞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정형화된 틀이 없는 전시에서 작가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연장소: 인사동 그라우 갤러리
공연기간: 2008년 3월 12일 ~ 4월 14일
가격: 무료

<영화> 담담한 영상으로 그려낸 로드킬:『어느날 그 길에서』
달빛조차 없는 깜깜한 밤에도 자동차는 전국 방방곳곳을 달린다. 차와는 수직적인 방향으로 야생동물들도 먹이를 찾아, 집을 찾아 일상 속 움직임을 계속한다. 시속 100km이상으로 달리는 차와 이 속도체 옆에서 제 몸도 추스르지 못하는 야생동물. 절대적인 피해자는 정해져 있다.
시체와 피가 영상에 담길 수밖에 없는 로드킬(야생동물 교통사건)을 소재로 다룬 만큼, 영화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진 않는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은 것도 현실이기에 감독은 담담히 현실을 그려낸다.
공연장소: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안 ‘하이퍼텍 나다’에서
공연기간: 2008년 3월 27일 ~ 4월 16일
가격: 7천원

<음악> 집시 연주자의 아름다운 선율: ‘유열과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집시 바이올린’
음반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발길을 멈췄다. 그 자리에서 바이올린의 선율을 들으며 한참동안 앉아있었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곡들이었지만 차마 자리를 뗄 수 없었다. 강물이 흐르듯 편안하고, 유려하고, 반짝이던 소리. 가게에 들어가 지금 나오는 음악 CD를 찾아달라고 하자, 점원은 “한 명은 걸려들 줄 알았다”며 웃었다.
어디서 사는 사람이든, 어떻게 사는 사람이든 음악에 빨려들게 하는 연주자 세르게이 트로파노프가 드디어 한국에 왔다. 지난 3월 29일 예술의 전당 공연을 마치고 3일(수)에는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한다. 2부 공연에서는 『시네마 천국』,『대부』,『오즈의 마법사』등의 익숙한 멜로디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가수 유열도 볼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한 만큼 꼭 한번 보길 추천한다.
공연장소: 의정부 예술의 전당
공연날짜 및 시간: 4월 2일(수) 밤 7시 30분
가격: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만원

<미술전> 다시 보는 한강: 배를 타고 가다가 ‘한강, 르네상스 서울전’
강은 언제나 우리에게 젖줄이었다. 물을 길어먹고 멱을 감는 놀이터였고, 옷을 세탁하는 빨래터였으며, 물건을 운반하는 운송로였다. 전시는 한강의 역사적, 문화적 의의에 되짚으며 예술가들의 시선으로 한강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한 의도로 기획됐다. 지하철 차창 밖으로 바라만 보던 한강을 예술가들의 프리즘을 통해 느끼고 자신의 색깔도 덧입혀보자. 그 속에서 한강의 르네상스를 볼 지, 앞으로 이어질 쓰디쓴 변화를 볼 지는 관객의 몫이다.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기간: 2008년 3월 1일 ~ 5월 13일
가격: 무료

/양아름 기자 diddpql@yonsei.ac.kr

자료사진/ 예술의 전당
자료사진/ 영화사 진진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