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열린 '노수석 열사 추모의 밤' 에서 한 학생이 노수석 열사의 영정 앞에서 향을 피우고 있다.김가람 기자 super100@yonsei.ac.kr
노수석 열사의 12주기 추모제가 지난 28일 낮 12시 중앙도서관(아래 중도) 앞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민중의례로 시작해 법과대학 학생회장과 총학생회장, 노 열사의 아버지 노봉구씨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추모제 말미에는 임시로 설치한 중도 앞 분향소에 추모제 참석자들이 분향과 헌화를 하는 순서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꽃샘추위가 걷히고 모처럼 화창한 날씨였지만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아직까지 봄은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장 성치훈(토목·02)씨는 “12년 전과 시대 상황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교육문제는 여전하다”며 “추모제를 통해 노수석 선배의 정신을 이어 교육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자”고 말했다. 노봉구씨는 여전히 교육문제로 투쟁하는 학생들에게 “열심히 노력해서 사회에 나가 바꾸고 싶은 세상을 만들라”고 전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은경(행정·07)씨는 “잘 와 닿지 않던 노 열사의 죽음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며 “12년 전과 같이 아직도 교육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제대로 된 운동의 필요성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매년 추모제에 오고 있는데 참여하는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는 장세희(영문·04)씨의 우려와 같이 유동인구 수가 많은 정오에 중도 앞에서 행사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연세인들의 참여는 많지 않았다.

행사가 중도 앞에서 열렸던 것에 대해 이아무개(생디·05)씨는 “공부에 방해가 되는데 굳이 여기서 할 필요가 있나 싶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또 손창범(화공·04)씨는 “그분에 대해 아직 잘 몰라서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해 노수석 추모제가 연세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했다. 이에 대해 법과대 학생회장 김상현(법학·06)씨는 “교육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우리의 교육권 문제와 연결해 노 열사와 함께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28일 저녁 7시에는 노수석추모사업회가 주최한 ‘추모의 밤’ 행사가 열렸다. 법과대 풍물패 ‘천둥’의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사람들이 열사를 추억하는 시간을 보냈다. 

지난 1996년 당시 총학생회 사무국장이었던 방명현 동문(심리·90)은 열사에 대해 “조용하고 잘 드러나지 않는 아이였다”며 “잘 웃고 사람을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추모의 밤 행사 도중에는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3.28 교육공동행동’ 집회에 참여했던 우리대학교 참가자들이 합류하기도 했다.

 

김선효 기자 say_hell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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