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 학기부터 기획취재부 기자로 학생들의 의결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를 정기적으로 참관하게 됐다. 중운위는 지난해 총투표 무산 등으로 갈등이 많았던 곳인데다가 총학과 총여, 각 단과대의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의다. 살짝 긴장됐다.  처음으로 참석한 회의는 개강 후 첫 회의인 9차 중운위. 장소는 학생회관 3층 총학생회실 회의실이었다. 학생대표 회의인만큼 넓고 쾌적한 곳에서 열리는 줄 알고 있던 나에게 비좁은 총학생회실 회의실은 어색했다. 더군다나 예정된 시작 시간보다 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빈 곳이 많이 보인 것은 더 의외였다.

주요 내용은 등록금 관련 행사와 신입생 진단고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앞으로 학교에서 벌어질 총학의 움직임이 내가 보는 앞에서 정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새로웠다. 그러나 회의에서 그들도 일반 학생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서로 말하면서 지지 않으려고 하고 장난도 치며 휴식시간을 반겨하는 것이 보통의 학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쉴 새 없이 의견을 말하는 각 대표들 때문에 고생하는 속기사도 보였다. 참여하는 것이 아닌 참관하는 입장에서 보기엔 좀 비효율적으로 보였다. 논의 안건에 대해 진전이 있다기보다는 여러 의견의 발제와 반복으로 정체된 듯한 인상만 받았다.

하지만 학생과 학교를 위한 중운위원들의 사랑(?)은 단연 돋보였다. 회의를 새벽 세네 시가 돼도 안건이 정해질 때까지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려면 책임감뿐만 아니라 학생을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중운위. 사실 생각만해도 지겹다. 그래도 앞으로 쭉 나갈 것이다. 학생대표들의 열정을 느끼러….

/사공석 기자 seok0406@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