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시달리며 청년실업 60만시대를 외치는 오늘날 대학생들은 창업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꿈을 꾸곤한다. 창업은 성공할 경우 고용이나 수익의 측면에 있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해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수익도 올리지 못한 채 시장을 떠난다. 학생창업을 지원해주는 연세창업센터의 박소영 창업보육매니저는 “그동안 창업센터를 거쳐간 34개 창업팀들 중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곳은 5곳뿐이다”며 창업을 해 사업을 꾸려나가기가 쉽지 않음을 말했다.

지난 2004년부터 창업을 시작한 ‘(주)비쥬얼샤워’ 대표이사 박홍관(컴공·99)씨는 대학생 창업 실패의 가장 큰 요인으로 회사 경영에 대한 경험 부족을 꼽았다. 그는 “제품을 만드는 능력은 다들 뛰어나지만 그것을 상품화해 시장에 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씨의 경우 창업을 하기 전 3년 동안 IT 관련 회사에 근무하며 사회 경험을 쌓았고 관련 분야에서 성공한 CEO들을 만나 창업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그는 “당시 접했던 경험들이 회사의 수익구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학교에 다닐 당시 ‘Break 애드’란 광고 효과 회사를 창업한 조은영 동문(경영·01) 역시 “창업을 하기 전 큰 조직에 몸을 담고 조직을 알아보라”고 조언했다. 조씨는 “창업 준비를 하다보면 여러 사람들, 여러 조직을 접하는 경우가 있다”며 “지피지기란 말이 있듯이 조직의 입장에서 일해 본 경험이 좀 더 수월하게 창업을 하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취직이나 인턴을 통한 직접적인 사회 경험이 어렵다면 창업동아리를 통해 간접 경험을 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창업동아리들은 회원들이 만든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후 관련시장 수요조사, 소비자 분석, 타기업의 사례조사 등을 도와준다. 또한 동아리를 거쳐간 선배들과의 인맥을 통해 회사에서의 실무경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경험의 중요성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인식은 그리 크지 않다. 오히려 창업을 시작하기 앞서 걱정하는 부분은 초기자본금의 마련이다. 이충구(전기전자·02)씨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 위한 자본이 없다”며 “학생 신분에 돈을 구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창업에 뜻이 있다는 윤종원(화공·02)씨도 “기계를 사고 사람을 고용해야하는데 자본이 가장 큰 문제다”며 “전문지식은 주위 사람들이나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도 있고 부차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일반 학생들의 생각에 대해 박씨는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아이템이 없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업 아이템이 수요자들에게 수익성 측면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면 시장논리에 의해 언제든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 창업동아리 ‘연세벤처’ 부회장 곽민수(인문계열·07)씨 역시 “일반인들이 창업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초기자본금”이라며 “돈이 없어서 창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시장의 수요에 맞는 사업 아이템을 내고 현실성있게 사업계획서를 세운다면 자본은 어디서든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자본금과 더불어 창업에 대해 대학생들이 갖는 가장 큰 고민은 ‘얼마만큼 많은 수익을 창출해내느냐’이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를 통해 창업을 한다해도 바로 돈을 벌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박씨도 사업자등록을 한 후 1년이 지나서야 수익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업자등록을 하기 전 창업을 구상하고 준비한 2년의 시간까지 합치면 3년만에 수익을 내기 시작한 셈이다. ‘Break 애드’를 꾸려나갔던 조 동문은 실질적인 수익을 얻지 못한 채 사업을 접어야 했다. 그는 “그 당시 전기 및 기계 전공의 선후배들과 오랜 시간 광고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 보았지만 전문가의 능력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상당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사업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창업 경험은 인생에 있어 큰 자산이 된다. 개인 포털사이트 ‘위자드닷컴’을 창업한 표철민(신방·04)씨는 “창업의 경험이 교환학생의 경험을 대신해 주었다 ”고 말했다. 연세창업센터의 박 매니저는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창업은 문제가 있지만 준비만 제대로 한다면 추후 인생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며 창업이 갖는 의미를 말했다. 시장의 요구에 맞춘 철저한 준비만 따라준다면 인생에 있어 창업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김용민 기자 sinsung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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