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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우리대학교 화재예방 시스템을 점검한다
  • 김윤정 기자
  • 승인 2008.03.15 17:09
  • 호수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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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0일 숭례문에서 발생한 화재는 숭례문의 2층 누각을 불태웠고 이 날은 우리나라의 ‘문화 국치일’이 됐다. 방화로 인한 화재였지만 숭례문 화재의 주요 원인은 부실한 화재예방 시스템에 있었다. 정부종합청사의 경우도 화재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중요 문서들이 손실됐다. 이와 같은 화재들은 화재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돼 있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화재는 인명 및 재산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화재예방 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실험실과 도서관, 강의실 등 다중이용시설이 많은 우리대학교는 화재가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화재예방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 화학약품들이 세면대에 위험하게 방치돼 있다. /자료사진 관재처 설비안전부

실험실 환경안전의무교육

우리대학교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실험실 환경안전의무교육(아래 안전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안전교육은 이공계열 대학원생을 포함해 실험실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실험실의 위험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그에 맞는 교육이 진행되며 화학약품 관리, 응급처치 요령, 소방안전 등 8개의 교과목으로 이뤄진다. 교육을 마치고 시험에 합격하면 이수증을 발급받게 되는데, 이 이수증은 실험실 출입증 역할을 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이공계열 학부 신입생으로 교육대상을 확대해 실시했으며 앞으로도 이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실험실 환경안전수칙을 만들어 각 실험실에 배포하고, 실험실마다 책임교수 및 대학원생을 책임자로 임명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실험실의 등급에 따라 주기적으로 점검을 실시하는 등 실험실 안전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교육과 점검이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실험 중 위험요소를 방치하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2007년 12월 대한산업안전협회에서 실시한 정밀안전진단 결과 우리대학교 실험실의 72.7%인 168개실이 경미한 사항 또는 간단한 시설 보수가 필요한 2등급으로 분류돼 시정조치를 받았다. 지적받은 사항 중 대부분은 기본적인 청소 및 화학약품 관리, 전기 배선 관리 등 연구원이 실험중 위험요소를 방치해 생기는 문제들이었다. 설비안전부 안전과 김종완 과장은 “부적합 판정을 받은 실험실은 시정했고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며 “학교실험실의 안전을 위해서는 직접 실험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휑하게 비어 있는 소화기의 자리는 표지판을 무색하게 한다. /김가람 기자 super100@yonsei.ac.kr

화재 예방에 미흡한 중앙도서관

중앙도서관(아래 중도)과 학생 자치공간은 화재 관리가 미흡하다. 현재 중도에는 비상계단이 두 곳이고 각 층에 2~3군데 소화전이 설치돼 있으며 소화기는 대형, 소형 합해 약 80여개가 있다. 그리고 화재 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나 피난시설은 특별히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책이 많은 도서관은 화재가 발생하면 큰 손실을 불러일으킬 수 때문에 더욱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대학교 중도는 화재를 예방하기에는 관련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중도 2층 열람실의 경우 책이 약 67만권에 달하는데 비해 책장 주변의 소화기는 단 4대뿐이다. 또한 대피 안내 표지판도 너무 작아 눈에 띄지 않고, 화재 시 대처법 등 안전 관련 사항 안내를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하루 평균 6천여명이 이용하는 중도에 비상계단이 두 곳 뿐이어서 비상시 안전하게 대피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형식적인 점검에 그치는 학생 자치 공간

학생들의 자치공간 역시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 동아리방의 경우 학생들이 자체 안전 점검표에 따라 확인을 하고 있어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기 쉽다. 1년에 1~2회씩 안전과에서 직접 점검을 하고 있지만 문제점을 시정하고 안내하기에는 부족하다. 김경진(경제·07)씨는 “우리 동아리방에도 소화기가 없는데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학교 측의 안내 및 관리 교육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치공간을 이용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학교 측의 안내와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다. 특히 겨울철에 개인용 난방 기구를 사용하지 말라는 안내가 수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방 기구를 사용하는 동아리방이 많다. 이에 안전과 김 과장은 “날씨가 추워 난방 기구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안전을 위해 사용을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8월 9일 새벽 빌링슬리관 311호 행정학과 화백실에서 사용자의 부주의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고, 비품과 서적 및 개인피해 등 8천만원의 피해가 생겼다. 이 화재는 안전 불감증이 화재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다. 화재 예방을 위해 체계적인 안전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는 더욱 큰 피해를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체계적인 화재예방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사용자의 의식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김윤정 기자  shinewayj@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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