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가 새 문명의 중심이 된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이 문구에 대해 별다른 느낌이 없다. 실제로 마민국(신학·07)씨는 “발전단계일 뿐 문명의 중심이라는 표현은 조금 과장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아시아 시민연대의 미래를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한국외대 신승훈씨(컴공·03)의 반응은 특별하다.
“과거의 질곡을 벗어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우리 대학생들이 하나돼 앞장서는 것은 너무 당연한거죠”

신씨의 말과 같이 최근 동아시아 시민사회를 위한 대학생들의 위치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대학생 해외봉사를 도와주는 ‘태평양아시아협회’의 박서림 간사는 “학생들이 복지시설과 공익시설을 위한 봉사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교습활동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이 학생들이 단순히 봉사활동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경력이 많은 참가자에게는 현지 언론 및 지도층과 접촉하는 활동임무도 주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동아시아’라는 곳에 대한 대학생들의 반응은 아직까진 차갑다. 박 간사는 “대학생 위주의 해외봉사단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동아시아 지역 봉사활동 참여는 매우 저조하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이어 “유럽 지역에의 참여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데 반해 동아시아는 그렇지 못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우리나라와 역사적, 위치적으로 매우 가까운 지역임에도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일반적으로 동아시아 지역은 위험하다는 편견 때문이다. 이화여대 함아무개씨(법학·07)는 “봉사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건 아니잖아요”라며 “이왕이면 조금은 편하고 안전한 곳에서 웃으며 봉사하고, 즐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걱정을 박 간사는 명쾌히 안심시켜 줬다. “단체 측에선 각국에 봉사활동을 파견하기 이전에 학생들이 여행자 보험을 필수적으로 들도록 했다”며 “각 지역에 대한 안전성 여부 또한 외교통상부로부터 확인절차를 밟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아시아지역 봉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아시아 시민사회에 소중한 기여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신씨는 지난 1월 필리핀으로 봉사를 다녀왔다. 그는 “불편한 환경에서 지냈지만 태권도 공연, 페이스 페인팅등의 놀이활동을 통해 그들과의 정신적인 교감을 시도하고 즐거움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하는 활동에 대해 “비록 작지만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동아시아 시민연대의 직접적인 교량역할을 할 것”이라며 큰 희망을 내보였다. 단국대 민경인씨(화공·05)는 네팔에서 에이즈 예방 등에 관한 성교육을 비롯해 노인을 돌보는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민씨는 “버려진 공터에서 청소를 하고, 나무를 심으며 새로운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라며 “가르침을 전해주는 봉사뿐 아니라 그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봉사도 가치있는 활동임을 알게됐다”고 매우 뿌듯해 했다.

취업준비와 용돈벌이가 시급한 대학생들에게 아시아로의 ‘봉사활동’이 피부로 와 닿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박간사는 “일반인에 비해 대학생들은 현지인에게 한발짝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대학생들의 참여는 아시아 공동체 집을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다. 그러나 현재 대학생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진정한 성공은 대기업에서의 인턴경험, 자격증 한장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에 이룰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신씨. 그의 말대로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을 해야하는지 곰곰이 생각할 때이다.

/공혜진 기자 born2b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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