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캠

오늘날 신촌캠퍼스의 원형이 마련된 것은 1920년대에 이르러서다. 은백양나무를 심어 이름 붙여진 백양로가 들어선 것도 이때다. 지난 1962년 의과대학이 서울역전에서 신촌으로 이전하면서 캠퍼스 경관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 의과대학과 부속병원이 자리 잡은 후 학생회관, 백양관, 종합관, 루스채플 등이 196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에 걸쳐 신축된다. 그리고 지난 1988년 백주년기념관이 건립된 이후 정문과 서문 사이에 제2·3공학관, 연세공학원, 연세과학원이, 북문 쪽에 상경관과 무악학사가, 동문 쪽으로 동문회관과 치과병원, 새천년관 등이 빼곡히 들어서게 된다.

연세 캠퍼스의 건물들은 주변 건물이나 환경과의 어울림을 염두에 두지 않고 필요에 따라 세워졌다. 위당관의 경우 연희관, 유억겸 기념관, 빌링슬리관이 이루던 조화를 깨고 들어섰고 외솔관과 종합관도 마찬가지였다. 또 우리대학교에서 몇 남지 않은 녹지보존지역에 위치해 있던 고풍스러운 연신원 건물은 약 2만5천㎡의 신학관이 신축되면서 사라졌다. 청송대 자락이 이어진 노천극장 뒤편의 산정부지에는 전파망원경이 자리 잡았다.

신촌캠퍼스가 이전의 아름답던 자연경관을 잃고 건물 숲으로 뒤덮이고 있다. 학생들은 강의실뿐 아니라 캠퍼스 나무 한 그루에서도 많은 것을 배운다. 캠퍼스 전체의 조화를 생각하는 개발을 해야 한다. 땔감나무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벌거숭이가 됐던 지난 1910년대의 연희동 숲이 언더우드가의 노력으로 20여년 후 짙은 녹음으로 가득 차게 되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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