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찌엷와 학생식당,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

“오늘 하루 커피는 10원입니다.”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은 창립기념일마다 캠퍼스 내 자판기 커피를 한 잔에 10원에 판매했었다. 100원으로 10잔의 커피를 사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생협은 지난 1994년에 만들어진 이후 학생들의 일상에 작은 활력을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다양한 음료로 학내 먹거리를 담당하며 학생들의 학내 생활모습도 바꿔놓고 있다.

불과 5년 전만해도 학내에 커피전문점 ‘그라찌에(Grazie)’는 없었다. 그라찌에는 생협이 커피전문점을 유치하면서 캠퍼스 곳곳에 생기기 시작했다. 그 당시 가격할인 대신 큰 금액의 보증금을 내겠다는 제안을 한 유명커피전문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라찌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생협 최영군 차장은 “가격할인이 학생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안이라고 생각했다”며 “가격을 할인하고 커피제조방법을 가르쳐준다는 조건으로 그라찌에를 들여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술을 갖추지 못하면 서비스 제공에 제약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제 생협은 그라찌에에서 판매하는 기존 메뉴의 커피를 모두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학생식당도 학생들의 식사문화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박세진 동문(치의예·71)은 “예전에는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서 잔디밭에서 먹기도 했다”며 70년대를 회상했다. 생협은 외식문화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의 생활을 반영해 다양한 음식을 한 장소에서 먹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스파게티와 그라탕, 떡볶이와 김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청경관이 그 예다. 뿐만 아니라 생협은 식당과 관련된 작은 부분 하나하나도 세심하게 챙긴다. 식탁과 의자가 학생들에게 불편하지는 않은지, 메뉴가 학생들의 변화하는 입맛에 따라가고 있는지 항상 학생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생협 김민우 팀장은 “학생들이 식사를 하면서 잠시나마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학생식당 자문위원회’ 등 여러 회의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있다. 이 중에는 식당 안 대형 PDP에 사랑고백을 하는 영상을 틀어준다거나, 맛있는 요리법을 추천한 사람의 이름을 메뉴 명칭으로 정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떡볶이 조리법을 추천한 사람의 이름이 민수라면 메뉴이름을 ‘민수네 떡볶이’로 붙이는 식이다. 자취를 하는 학생들에게 요리를 가르쳐주자는 아이디어는 실제로 채택되기도 했다. 생협 창립기념일마다 또띠아나 샌드위치, 김장 담그는 법을 가르쳐주는 행사도 열렸다.

생협은 지난 13년 동안 우리대학교 학내 먹거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주말 이용이 불편하고 24시간 편의점이나 브랜드 음식점이 없어서 아쉽다”는 이현주(생활과학부·07)씨의 말처럼 학생들 사이에 불만은 늘 존재한다. 이에 생협은 중앙도서관 지하 매점인 ‘솟을샘’을 연장 영업하는 등 불만을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생협, 생협은 학생들의 생활에 공기같은 존재가 아닐까.

/글 양아름 기자 diddpql@yonsei.ac.kr

/사진 조형준 기자 soar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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