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회는 대학생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 /그림 손혜령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문학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문학도들이 모이는 문학회가 그곳이다. 그중에서도 대학교의 문학회는 풋풋한 문학새내기들을 위한 곳이다. 우리대학교 대학생들의 문학사(史)가 서려있는 문학회를 찾아갔다.

우리대학교의 문학동아리 중 하나인 ‘연세문학회’는 1958년부터 그 역사가 시작됐다. 현재는 40여명의 회원이 매주 금요일 자신들의 작품을 회원들에게 평가받는 합평회라는 모임뿐 아니라 시화전, 문학제, 문집발간을 통해 활동한다. ‘연세문학회’ 회장 최민욱(물리·04)씨는 “고등학교 때의 주입식 교육은 문학의 중요성보다 기성 평단의 관점을 교육 받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곳에서는 창작 하는 사람들이 모여 문학에 대한 생각과 열정을 공유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연세문학회’의 꽃이라고 볼 수 있는 합평회 편집장 박지혜(국문·06)씨는 “합평회 자리에서 자기 작품에 대해 지적을 해줘 참고할 수 있다”며 “문학 전반에 대한 토론도 벌어져 문학에 대한 생각도 넓어지니 퇴고할 때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문학의 전성기였던 지난 80년대는 시대의 저항의식과 결합해 문학이 불타올랐던 시기였다. 당시 대학생들은 인생이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와 철학적 사유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연세문학회 회원인 정용경(국제학부·07)씨는 “예전 70∼80년대의 선배들이 썼던 시와 요즘의 선배들이 쓰는 시는 감정의 결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시대와 역사와 같이 거대담론을 다루며 참여 문학으로 이상적인 문제에 관심을 드러냈다. 반면에 요즘은 실용 지식서가 더 많이 팔리는 것처럼 사람들이 자신의 경력, 지위 등 실질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문학에서도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동주문학회’는 지난 1987년 만들어져 벌써 창립 21주년이 된 전통있는 문과대 소속 동아리다. 한 때는 회원이 30~40명씩 있어 동아리방이 가득 찰 정도가 되었지만 지금은 활동하는 회원이 15명 정도로 많이 줄어들었다고 동주문학회 회장 박준홍(경영·05)씨는 전했다. 박씨는 “선배님들로부터 옛날 이야길 듣곤 한다. 우리가 연예인,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을 소재로 이야길 나누는 것처럼 8,90년대에는 김수영, 이청준 등 작가들이 회자됐다”며 문학이 대학생들 사이에 깊숙이 존재했음을 전해줬다.

지금은 글로 쓴 작품에만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영상, 사진 등이 자유롭게 창작되면서 사람들은 진지한 고민을 글에서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표현해내고 있다. 글이 전부여서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글에 담던 예전과는 다른 시대인 것이다. 박씨도 예전 문집과 최근의 문집에 실린 작품들을 비교하며 “역시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옛 문집에는 사회참여적인 작품들이 존재했었던 반면, 최근에는 사랑, 연애, 젊음 등이 작품이 주를 이룬다”며 “시대에 따른 대학생들의 의식과 시대의 변화가 단숨에 느껴졌다”고 말했다.

‘동주문학회’는 역시 오래된 전통을 자랑하는 문학회답게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은 편이다. 종합관 3층과 4층을 잇는 계단 밑 공간에 자리잡고 있는 ‘동주문학회’ 동아리방은 처음에는 청소도구함을 보관하는 장소였다고 한다. 그러나 ‘동주문학회’ 선배들이 총장실을 찾아가서 동아리방으로  용도변경을 성취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별을 노래한 윤동주부터 기형도, 그리고 수많은 우리대학교 작가들까지 존재하는 문학회. 이곳의 문학 정신이 독수리처럼 끝까지 용맹하게 날아오르길 기대해본다. 

/조규영, 최지웅 기자  cacawo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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