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능력 향상, 외국 문화체험...일방적인 규정 변경, 외국학생 장학금 문제 등 잡

“마치 내가 교환학생으로 온 것 같아요”

지난 2006년 신설된 글로벌 빌리지 프로그램(아래 글로벌 빌리지)은 미국 소재 대학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외국학생과 단순히 룸메이트가 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문화교류 프로그램들을 한 학기 동안 체험할 수 있어 그 반응도 좋다고 알려져왔다. 국제교육원측은 “외국학생들이 원주캠에 꾸준히 오도록 해 원주캠 학생들을 미국 대학 교환학생으로 보내는 것이 글로벌 빌리지의 궁극적인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빌리지에 참여해 행사를 즐기고 있는 학생들

글로벌 빌리지는 한 개의 공식 프로그램과 두 개의 비공식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공식 프로그램인 'Global English'는 룸메이트로 배정받은 영어권 학생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주 2회 외국인 강사들이 진행하는 수업으로 1학점으로 인정된다. 따로 학점이 주어지지 않는 'MMS(Mutual Mentor Session)'와 'TM(Team Meeting)'은 미국학생들과 한국학생들이 자유롭게 만나 활동하는 비공식 프로그램이다. 이중 'MMS'는 미국학생과 한국학생이 수업시간 외에 1대1로 만나 자유롭게 대화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줄 수 있다. 'TM'은 각 팀당 2~3명의 미국 학생들이 배정 돼 매주 2번 모임을 갖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활동이다. 이렇게 토론하고 공부한 내용은 매 학기 두 번 있는 스페셜 이벤트 때 발표하게 된다. 이밖에 한 학기 두 번 국내 유적지나 명소를 둘러보는 야외활동도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글로벌 빌리지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상당부분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 한 학기동안 글로벌 빌리지에 참여했던 김주리(시각디자인·06)씨는 “좋은 싫든 항상 같이 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많이 됐다”며 “한 학기 참여 비용인 140만원이 비싸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만큼 프로그램이 알차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학생들은 글로벌 빌리지의 장점으로 함께 생활하면서 미국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과 따로 영어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되는 점 등을 꼽았다.

하지만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학기 째 글로벌 빌리지에 참여하고 있는 문예지(인예영문·06)씨는 “담당 코디네이터가 사전예고도 없이 그만둬 며칠 동안 공석이 돼 답답했다”고 말했다. 코디네이터는 글로벌 빌리지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관리하고 스페셜 이벤트 등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원래 하던 사람이 교체될 경우 프로그램의 진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이 학생들의 설명이다. 또한 글로벌 빌리지에 대한 규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후 그것을 학생들에게 통보하는 식의 의사소통 과정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례로 프로그램을 20번 이상 빠지면 글로벌 빌리지에서 퇴출시키는 ‘킥 아웃’이라는 제도의 경우 사전예고 없이 결석횟수를 축소 변경했다. 현재 글로벌 빌리지에 참여하고 있는 한 학생은 “중·고등학생도 아닌 데 적어도 의견수렴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외국인 강사들도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것을 의아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빌리지를 담당하는 국제교육원 지윤경 직원은 “워낙 결석률이 높아 외국인 강사들로부터 항의가 들어와 제도를 변경한 것이며 실제로 성실히 프로그램에 임하는 학생들은 불만이 없다”며 “결석 횟수가 정해져 있다고해서 그 횟수동안 빠져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글로벌 빌리지에 참여하면 한 학기에 140만원을 납부해야 하는데 그 금액 중 일부가 외국학생들에게 지급되고 있다는 의혹이 학내에서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제교육원측은 “외국학생들에게 매주 생활비 보조 명목으로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으나 이는 국제교육원 예산에서 편성되는 것이다”라며 “거기다 'MMS' 등의 프로그램 후에 매주 한국학생들과 함께 한 활동에 대해서 보고서를 제출해야만 보조금이 지급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프로그램은 외국학생들이 결석 여부를 체크하기도 하고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는 것인 만큼 장학금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이 국제교육원측의 입장이다. 생활 보조금은 글로벌 빌리지를 진행하는 16주 동안 매주 17만원 가량이 근로장학금 형태로 지급된다. 또한 한 학기 140만원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에 대해 지윤경 직원은 “일반적으로 여름 방학 한 달 동안 미국인들과 생활하는 영어캠프는 2~30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글로벌 빌리지 프로그램의 질에 비해 한 학기 140만원이라는 금액은 그리 높게 책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글, 사진 이소진 기자 thwls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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