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 해마다 선거철이 되면 항상 등장하는 명칭이다. 하지만 선관위에 대해서 별로 알려진 것은 없다. 민주주의의 기반이 되는 ‘선거’를 관리하는 선관위, 어떤 곳이고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인지 알아보자.

1. 선거관리위원회란?

헌법 제 114조에는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 및 정당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설치된 헌법기관」이라고 규정돼 있다. 선관위는 국회,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와 같은 지위를 갖는 독립된 기관으로 제3공화국의 헌법개정에 따라 1963년에 헌법기관화 됐다. 직무의 공정성을 위해 각급 선관위 위원의 임기 및 신분은 법률상 엄격히 규정된다. 또한 위원들은 정당가입이나 정치활동을 할 수 없게 돼있다. 이는 직무수행을 하는데 외부의 간섭이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2. 선거관리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돼있나?

중앙선관위와 그 산하에 시·도 선관위, 구·시·군 선관위, 읍·면·동 선관위가 있다. 중앙선관위를 포함해 전국에 총 3,828개의 선관위가 있다. 중앙선관위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그리고 7명의 위원을 포함한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 아래 사무처에는 각종 세부부서가 있다. 총무과는 선관위의 운영업무를 맡고 있으며 선거국은 선거의 추진 및 개표 등을 담당한다. 정당국은 정당의 등록과 선거 비용 등 자금에 관한 업무, 조사국은 정치자금의 불법사용을 감시·단속한다. 눈여겨 볼 것은 지난 2006년 1월에 새롭게 생긴 전자선거추진단이다. 이곳은 선관위의 정보화 업무와 미래의 전자선거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전자선거추진단의 이경규 직원은 “전자민주주의에 대비해 종이투표를 대체할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그 외 각 시·도 선관위도 위원회와 사무국으로 운영되고 있다.

3.선거관리위원회의 주요 업무는?

선관위가 하는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선거관리다. 선관위가 관리하는 선거로 공직선거가 있는데 오는 12월에 있는 대통령선거는 공직선거의 대표적인 예다. ‘예비후보자 등록→선거인명부 작성·감독→후보자 등록→선거운동관리→투표, 개표 관리→당선인 확정’과 같은 선거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선관위다. 선거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도 빼놓을 수 없다. 구·시·군에는 선거부정감시단을 파견하며 시·도에는 사이버선거부정감시단을 파견해 부정행위를 단속한다. 선거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경고나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중대사안에 관해서는 고발조치를 취할 수 있다. 법원에서 혐의가 정식 인정되는 경우 처벌과 함께 해당직을 사임해야 한다.


지난 5.31 지방선거 때는 유난히 부정선거 사건이 많이 발생했다. 윤경희 청송군수, 이기봉 연기군수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 장들이 불법선거운동이나 선거자금법위반 등의 이유로 파면됐다. 최근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현장에서 발생한 선거인단동원 사건도 선관위가 조사중에 있다. 당시 손학규 후보측은 정동영 후보측이 차량을 대기시켜 조직적으로 선거인단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차량 동원 기획만으로는 위법이라 보기 어렵지만 동원 책임자에게 대가를 제공했거나 약속했다면 선거법 위반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선관위는 부정한 사례를 조사함으로써 공정한 선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다. 청와대는 지난 달 4일 ‘청와대 브리핑’ 홈페이지에 ‘특정후보 방패노릇, 되풀이되는 한국언론의 수캄라는 글에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재앙”이라는 내용을 게재했다. 중앙선관위는 이 글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정치적 중립에 어긋난다는 뜻을 표명하며 청와대에 중립적 태도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노무현 대통령 또한 선관위로부터 여러차례 주의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선관위는 이외에도 선거운동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예산을 계획하고 사용된 비용에 대한 회계와 감사를 맡는다. 시·도 교육위원이나 교육감 선거와 같은 ‘위탁선거’, 헌법개정안이나 국가주요정책에 대한 ‘국민투표’,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사항을 결정하는 ‘주민투표’도 모두 선관위가 담당하는 선거들이다. 선관위는 선거관리 외에도 정당과 정치자금에 대한 관리를 비롯해 정치관련법규 제·개정, 선거제도연구 등의 역할도 맡고 있다. 또한 공익광고 등을 제작해 선거를 홍보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것 역시 선관위의 역할이다.

선관위가 맡고 있는 업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를 이끌어가는 단체로서 선관위는 더욱 공정하고 올바른 투표가 진행되는 것을 돕는다. 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선관위가 어떤 선거를 만들어 나가는지 주목해보자.


/글 김세정 기자 ksj17860@yonsei.ac.kr

/사진 김영아 기자  imstari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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