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29.7% "긍정적" 70.3%

"기업화, 사회적 투기 우려" - 29.7%

"등록금 인하, 대학 경쟁력 강화에 도움될 것" - 70.3%

우리나라 사립대 등록금 의존율은 77%로, 21%인 미국 하버드대학(아래 하버드대)의 3배가 넘는다. 하버드대의 경우 투자수익금이 운용수입의 36%을 차지해 등록금 의존율이 그만큼 낮은 것이다. 지난 8월 말 하버드대가 발표한 대학기금은 그 연간 수익률이 23%에 이르렀다.

오는 11월 교육인적자원부가 사립대의 주식 및 부동산 투자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우리나라 대학들도 본격적인 자금운용 준비에 들어갔다. 이런 움직임에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연세춘추」는 지난 9월 27일부터 8일간 신촌캠 학부생 대상으로 연세메일을 통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414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대학의 자금운용(아래 자금운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70.3%의 학생들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대학자금의 등록금 의존율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대답이 50.2%로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다음으로는 29.4%를 차지한 ‘대학경쟁력 강화’가 뒤를 이었다. 등록금을 미국 대학들처럼 높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러한 자금운용을 통한 수익 창출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금운용을 통한 수익 활용은 ‘장학금 혜택을 포함한 학생 복지 향상(28.5%)’과 ‘등록금 삭감(26.8%)’에 큰 기대를 보였다. 이밖에 ‘편의시설 및 강의실, 실험실 등의 시설 증설’과 ‘교육 서비스의 질 향상’ 등의 답변도 나타났다.

그렇다면 자금운용 형태는 무엇이 좋을까? 학생들의 64.1%가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를 선호했다. 수익률은 낮지만 위험부담이 적은 쪽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대학자금의 확대 운용이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국내외 주식 투자’와 ‘부동산 사업’ 순으로 나타났으며 헤지펀드, 사모펀드(PE)같은 ‘고위험·고수익 펀드’라고 답한 학생은 3.4%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허현승 교수(상경대·거시경제학)는 “수익성 높은 투자는 리스크를 동반하므로 자금운용 포트폴리오를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자금운용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변도 29.7%로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수익이 학생복지에 쓰일 것 같지 않다’는 답변이 34.1%를 차지했다. 또 학생들은 사립대학의 ‘사회적 투기 경쟁과 투자의 위험부담’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의 이미지를 이유로 든 한 학생은 “시장에서 자유로워야 대학의 학문연구와 비판의식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자금운용에 필요할 행정적 준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은 ‘책임·감독할 총괄기구 개설(32.9%)’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밖에 ‘적절한 투자 가이드라인’, ‘자금 인프라 형성’, ‘학생들의 의견 수렴이 가능한 형태의 조직 구성’이 뒤를 따랐다. 이 질문은 복수 응답이 가능하도록 이뤄졌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모든 답안에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김문현 기자 peter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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