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YCV 문제를 진단한다

현재 우리대학교에는 각 단과대마다 컴퓨터실이 있는데 YCV(Yonsei Computer Volunteers, 아래 YCV)에서 이를 관리한다. YCV는 학생들이 컴퓨터실을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봉사동아리다. 법과대와 교육과학대처럼 동아리가 아닌 근로장학생의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YCV학생들은  컴퓨터실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아 학생들의 편의를 돕는 역할을 한다. 일부 단과대에서는 출력 업무까지 담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컴퓨터 관리는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YCV학생을 선발하는데 있어 컴퓨터와 관련된 전문지식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YCV 자체적으로 컴퓨터를 수리하는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고장난 컴퓨터들이 며칠씩 방치돼 있기도 한다. 또한 문과대 YCV의 경우 04학번 이후로는 인원이 충원되지 못해 컴퓨터실 관리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경대, 공과대, 이과대 등 규모가 큰 YCV의 경우에는 운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단과대 컴퓨터실의 현실은 열악하다.

▲ YCV는 단과대 마다 있는 컴퓨터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김평화 기자 naeil@yonsei.ac.kr

JPA와 현금출력 사이

무엇보다 단과대마다 출력방식이 다른 것이 제일 큰 문제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중앙도서관 컴퓨터실의 경우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에서 운영하는 JPA출력시스템(아래 JPA)으로 운영되는데, 현재 JPA를 이용하는 단과대는 문과대, 신과대, 사회대, 교육대 등이다. 상경대, 이과대, 공과대, 법과대, 생활과학대는 자체적인 출력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양지은(문정·06)씨는 “단과대마다 출력시스템이 달라서 이용할 때마다 불편하다”며 “출력시스템이 통합됐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공과대 YCV회장 안용빈(토목·02)씨는 “이미 자체적으로 출력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JPA로 통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과대 YCV부회장 홍영기(화학·06)씨도 “현금출력시스템으로 운영할 경우에는 YCV학생들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관리도 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사회대는 기존에 현금출력으로 운영되던 것을 2007학년도 2학기에 JPA로 변경했다. 사회대 YCV 전회장 남문현(정외·06)씨는 “모든 컴퓨터에서 출력이 가능하니 현금출력을 할 때보다 빠르게 인쇄할 수 있게 됐지만 생협에서 토너 교체 등이 늦는 경우가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출력비의 행방은?

현금출력시스템의 경우에는 출력비 관리를 학생들이 하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 현금출력시스템으로 운영되는 YCV들은 정보통신처에 받는 근로장학금은 동아리활동비로, 현금출력을 통해 얻은 수익은 시설유지비로 사용하고 있다. 김아무개(생디·06)씨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돈을 관리하면 금액을 속일 수도 있지 않겠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상당량의 돈이 오고 가는 상황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이과대 YCV 부회장 홍씨는 “공금와 사비를 확실히 구분하고 있으며 토너, 용지 교체 등을 비롯한 컴퓨터실 관리비용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공과대 YCV 회장 안씨는 “현재 통장에 잔고가 꽤 남아 있다”며 “스캐너를 구입하는 등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데 사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상경대의 경우 다른 단과대와 다른 방식으로 출력비를 지불한다. 상경대는 매학기 등록금에 2만원의 출력요금을 포함해서 학생들에게 계정을 발급해 주고 있다. 그러나 “1학년 2학기까지는 계정출력에 대해 몰라서 사용하지 못했다”는 김명철(경제·06)씨의 말처럼 이를 알지 못하는 학생들도 꽤 있다. 또한 2만원에 3백장이 출력 가능한 계정을 받는 것은 학내에서 A4 1장당 50원에 출력하는 것에 비해 비싸다. 이에 대해 상경대 YCV회장 한철희(경제·03)씨는 “출력 비용 외에도 전산실습비를 포함하고 있어 그 돈으로 통계패키지 프로그램 등을 구입한다”며 “결국은 컴퓨터실의 환경을 좋게 하는 데 사용되는 돈”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계정이 없는 다른 단과대 학생의 경우에는 A4 1장당 1백원으로 현금 출력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한씨는 “복사실이 가까이 있기 때문에 급한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현금출력 프린터 사용을 자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출력시스템 통합에 대해 생활협동조합 김민우 차장은 “YCV활동이 학생들의 자율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통합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다만 JPA를 도입한지 2년 정도 됐는데 점점 확대되고는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처의 정보통신지원과 김재훈 과장은 “단과대별로 상황이 달라 중앙에서 집중 관리하기가 어렵다”며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컴퓨터실 관리나 출력시스템에 대한 통합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컴퓨터실을 직접적으로 이용하는 학생들이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의 목소리는 배제돼 있다. 컴퓨터실이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만큼 직접 컴퓨터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편의가 논의의 중심이 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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