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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공간에 T.O.가 없다우리대학교 공간 문제를 점검한다.
  • 유나라 기자
  • 승인 2007.09.10 00:00
  • 호수 1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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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대 공간 부족해 칸막이로 나눠… 그나마 격일제로 운영돼

동아리방, 과방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 동아리방 없어지기도

이동하기도 벅찬 넓은 캠퍼스를 자랑하는 우리대학교에는 약 50여개의 건물이 있다. 그리고 학교 여기저기에서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데 한창이다. 그렇다면 이 중 학생들을 위한 공간은 얼마나 될까? 소파 하나 놓으면 꽉 차는 반방, 과학생회는 있는데 존재하지 않는 과방, 동아리수보다 부족한 동아리방은 학생 자치 공간의 열악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학생들의 자치 공간은 크게 반방, 과방, 동아리방 등으로 나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반이나 동아리에 속해 활동하는 만큼 학생 자치 공간은 학생들의 학교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현재 학내의 학생 자치 공간은 그 수가 매우 부족하고 공간도 비좁다. 사회대의 경우 부족한 반방과 과방을 확충하기 위해 지난 2004년 천막투쟁을 벌였다. 투쟁을 통해 강의실 하나를 학생 자치 공간으로 확보했지만 이를 6개의 반방과 사회학과 과방으로 나눠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김민지(사복·06)씨는 “사람이 많으면 눈치 보여서 빨리 일어나야 할 것 같다”면서 “너무 좁고 복잡해서 반방에 잘 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금의 크기로는 반방이 제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 비좁은 공간에서 활발한 자치활동이 이뤄질 수 있을까? /조형준 기자 soarer@yonsei.ac.kr

법과대의 경우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02년 건축된 광복관은 학생들의 자치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하 2층에 마련된 학생 자치 공간은 총 6개인데 이를 6개의 반과 10여개의 동아리가 사용한다. 때문에 부족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칸막이를 쳐서 공간을 구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동아리를 위한 독립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박지혜(법학·03)씨는 “칸막이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방음이 되지 않아 소음 문제가 심각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반방은 하나의 공간을 칸막이로 나눠 3개의 반방을 만들었는데 이마저도 부족해 6개의 반이 격일제로 사용하고 있다. 격일제 사용이라는 이례적인 상황 때문에 일부 반만 반방을 사용하거나 아예 반방을 이용하지 않는 반도 있다. “반방을 이용하지 않는 반학생들은 광복관 로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을 만난다”는 심성우(법학계열·07)씨의 말처럼 대부분의 학생들이 반방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과대사무실 김승연 과장은 “학생들의 자치 공간만이 아니라 법과대 전체적으로 공간이 부족하다”며 학생들의 자치 공간을 확보하는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

반방의 현실이 이렇게 열악하다면 과방은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는 단과대가 대부분이다. 반이 아닌 과체계로 운영되는 단과대를 제외하면 과방이 있는 단과대는 사회대와 공과대 등 얼마 되지 않는다. 이렇게 과학생회는 있는데 과방이 없는 상황에서는 과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학생들이 학과의 소식을 접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과에 대한 소속감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강산(심리·06)씨는 “과방이 없으니 같은 과 학생들과 친해질 기회가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동아리 역시 공간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동아리 수는 많은데 사용가능한 공간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개별적인 공간을 가지고 있는 곳은 중앙동아리와 일부 단과대 동아리 정도다. 문과대의 경우, 문과대 동아리 협의회를 열어 2년 마다 공간 배정을 한다. 문과대 연극 동아리 ‘연극과 인생’의 회장 배정현(인문계열·06)씨는 “활동 빈도나 동아리 인원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공간을 배정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소규모의 동아리의 경우 동아리방을 갖기 어렵다. 또한 사회대 밴드 ‘어울림’은 사회복지학과와 함께 쓰던 동방이 지난 2006년 회의실로 용도가 바뀌면서 동방이 없어졌다. ‘어울림’ 회장 심효섭(사회·06)씨는 “동아리방이 없어서 사설 합주실을 빌려 연습을 하는데, 학생들 사이의 교류가 현저하게 줄었다”며 동아리방이 없는 것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처럼 얼마 안되는 학생 자치 공간마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학내 공간 배정에 있어 학생 자치 활동은 뒷전에 밀려 있음을 보여 준다.

▲ 오늘도 학생들은 좁은 반방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조형준 기자 soarer@yonsei.ac.kr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있는 학생 자치 공간의 환경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자치 공간이 지하와 구석으로 밀려나 있기 때문이다. “동아리방이 지하에 있어서 여름이면 곰팡이가 생기고 환기가 안돼 공기도 매캐하다”는 송재민(인문계열·06)씨의 말이 이를 드러낸다.

이러한 공간 부족 문제는 최근에 생긴 문제가 아니다. 기획실 송동우 주임대우는 “교수 임용 등의 이유로 교육용 공간을 계속 늘려야 하는데 새로운 건물을 짓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공간 부족 문제가 우리대학교 전체의 문제임을 지적했다. 학업,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변변한 자치 공간 하나 없는 학생들은 오늘도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떠돌고 있다.

유나라 기자  miss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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