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기도 벅찬 넓은 캠퍼스를 자랑하는 우리대학교에는 약 50여개의 건물이 있다. 그리고 학교 여기저기에서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데
한창이다. 그렇다면 이 중 학생들을 위한 공간은 얼마나 될까? 소파 하나 놓으면 꽉 차는 반방, 과학생회는 있는데 존재하지 않는 과방,
동아리수보다 부족한 동아리방은 학생 자치 공간의 열악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학생들의 자치 공간은 크게 반방, 과방, 동아리방 등으로 나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반이나 동아리에 속해 활동하는 만큼 학생 자치 공간은
학생들의 학교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현재 학내의 학생 자치 공간은 그 수가 매우 부족하고 공간도 비좁다. 사회대의 경우 부족한
반방과 과방을 확충하기 위해 지난 2004년 천막투쟁을 벌였다. 투쟁을 통해 강의실 하나를 학생 자치 공간으로 확보했지만 이를 6개의 반방과
사회학과 과방으로 나눠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김민지(사복·06)씨는 “사람이 많으면 눈치 보여서 빨리 일어나야 할 것
같다”면서 “너무 좁고 복잡해서 반방에 잘 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금의 크기로는 반방이 제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있는 학생 자치 공간의 환경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자치 공간이 지하와 구석으로 밀려나 있기 때문이다.
“동아리방이 지하에 있어서 여름이면 곰팡이가 생기고 환기가 안돼 공기도 매캐하다”는 송재민(인문계열·06)씨의 말이 이를 드러낸다.
이러한 공간 부족 문제는 최근에 생긴 문제가 아니다. 기획실 송동우 주임대우는 “교수 임용 등의 이유로 교육용 공간을 계속 늘려야 하는데
새로운 건물을 짓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공간 부족 문제가 우리대학교 전체의 문제임을 지적했다. 학업,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변변한 자치
공간 하나 없는 학생들은 오늘도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떠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