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한다”는 의견 66.3%… 체감상으로 큰 문제는 없는 듯

강사들 “타고난 실력차나 성별을 고려한 강의 위해 노력”

다양한 강의 개설은 좋으나 강의 장소가 부적절

“이번 학기엔 요가 한번 들어볼까….” 학기의 시작을 알리는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주변 학생들의 시간표에서 교양체육강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학기 100개가 넘는 강의가 개설되는 우리대학교 교양체육강의는 수강신청 기간만 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정원이 다 차고 만다. 전공만큼 넣기 어렵다는 교양체육강의, 과연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은 어떠할까? 이를 조사하기 위해 「연세춘추」에서는 지난 8월 29일부터 8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말하는 교양체육강의란 실제 학생들에게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강의를 통칭하는 말로, 수강편람에 ‘학부선택’으로 분류된 강의 중 ‘건강과 스포츠’에 속하는 강의들을 말한다.

‘교양체육강의를 수강한 적이 있는갗란 질문에 ‘수강 경험이 없다’는 대답이 51.9%를 차지했다. “배우고 싶은 종목은 있지만, 쉽게 수강을 결정하기가 어렵다”는 안지현(영문·06)씨의 말처럼, 학생들은 교양체육강의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쉽게 교양체육강의를 수강하지 않는 이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물음에는 ‘체육강의에 대한 부담감’이 43.9%로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그 이후로는 19.4%를 차지한 ‘타 시간표와의 중복’과 11.5%를 차지한 ‘주변인의 부정적인 충고’ 순으로 나타났다. 홍준유(경영계열·07)씨는 “운동 신경이 발달된 학생이 수강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선배들의 충고를 듣고 많이 고민했다”고 말한다. 수업을 통해 특정 종목에 대한 배움의 기회도 제공하고 학점도 이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일석이조’의 취지에서 개설된 교양체육강의가 학생들에게는 실력에 대한 부담감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편견과 두려움에 대해 실제 수강한 학생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알아보기 위해 교양체육강의를 수강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수강 이유를 묻는 질문에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싶어서’라는 대답이 38.0%로 가장 높았고, ‘부족한 운동 시간을 보충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30.9%로 그 뒤를 따랐다. 이번 학기에 ‘농구’를 수강하는 김종수(국문·06)씨는 “강의시간 사이에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고 말한다. 그외에도 체육 활동을 통해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의 교양체육강의가 팀별 경기나 짝을 맞춰 행해지기 때문에 함께 땀을 흘리고 운동을 하며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그 이유. 교양체육강의 수강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서 만족을 나타내는 학생들은 ‘배우고 싶던 과목을 기초부터 배울 수 있었다’는 답변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반면 교양체육강의 수강에 불만족한다는 답변은 33.7%로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근본적인 실력 차를 고려하지 않은 평가방식’이 라는 답변이 44.3%를 차지했다. 이는 교양체육강의 수강에 만족하는 학생들이 선택한 만족의 이유 중 최하위를 차지한 ‘성별이나 실력 차를 고려한 평가방식이 이뤄졌다’는 것에서 볼 수 있듯, ‘평가방식’이 교양체육강의의 만족도를 결정짓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 뿐 아니라 강사들은 해결책을 찾고 있다. 대부분의 강사들은 학생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실력보다는 기초부터 배워가는 과정에 중점을 둬 강의를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이에 따라 많은 교양체육강의가 초반에는 기초 강의와 실습이 병행돼 행해진다. 더불어 종목에 관한 리포트나 이론 시험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번 학기 우리대학교에서 ‘배드민턴(중급)’과목을 강의하는 사체과 권승민 강사는 “개개인의 근본적인 차이를 고려하기 위해 단순 스코어보다는 이론을 반영한 자세나 움직임 등에 중점을 두어 평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학교 측에서도 여성 분반이나 중급 분반을 개설해 이러한 문제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권 강사는 “분반은 필수”라며, “이는 초급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미 배운 학생들도 더 나은 실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반의 중요성을 말했다. 이외에 체육 대학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는 타 단과대 학생들의 생각은 단순한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댄스 스포츠’를 강의하고 있는 사체과 정윤하 강사는 “전공생을 위한 실기 강의가 따로 마련돼 있기 때문에 체육 대학 학생들의 수강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대학교 교양체육강의는 축구나 농구와 같은 대중적인 구기 종목과 더불어 힙합 댄스, 재즈 댄스, 댄스 스포츠 등 학생들이 취미로 즐길 수 있는 과목까지 개설돼 있다. 또한 체력 육성이나 호신술과 같이 생활과 연관된 과목까지도 열려 있어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양체육강의 수강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종목이 반영돼 있지 않다’는 답변이 4.7%로 낮게 나타난 것이 이러한 점을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본 설문조사 결과, 다양한 강의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강의 장소가 문제점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김백훈(국문·06)씨는 “많은 수강 인원을 감당하지 못하는 좁은 강의실 때문에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현재 대부분 체육관이나 대운동장에서 행해지는 교양체육강의는 수강인원이나 종목의 특성을 맞추지 못해 학생들 뿐 아니라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에게도 불편함을 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학기에 학부대학은 강의 장소에 맞춰 그에 적절한 최소한의 인원만을 각각의 분반에 배정했다.
얼마 전 한 대학에서 조사한 학내 설문조사에서 대학생들의 건강을 해치는 요소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 한 것이 ‘운동 부족’이었다. 그와 연관해 운동 시간이 부족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시간이 없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다음 학기를 위해 세워놓은 여러 가지 계획 위에 교양체육강의를 하나 더 얹어보는 것은 어떨까. 빽빽한 강의 틈새에 자리한 교양체육강의는 당신의 건강에 적당한 긴장과 즐거움을 전해줄 것이다.

/이승희 기자 unique_hu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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