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밥벌이 앞에서 신념을 저버릴 수 없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됐떤 '시사저널 사태'는 지난 7월 22명의 파업기자들이 모두 『시사저널』을 떠나 새 매체를 창간하는데 합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들의 모습을 담은  MBC PD수첩의 '기자로 산다는 것(지난 7월 3일 방영)'의 방송이후 시청자게시판에는 200여건의 글이 올라오는 등 많은 이들이 기자들에게 관심과 격려를 보였다. 전『시사저널』의 기자단은 현재 새로운 편집국을 꾸린 후 '시사IN'이라는 이름의 새 매체의 발간을 앞두고 있다.

우여곡절끝에 태어나게 된 '시사IN'

지난 7월 6일 전 『시사저널』기자단(아래 전 시사기자단)은 전운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회사측과 완전한 결별을 선언했다. 1년 동안 기자단의 투쟁은 『시사저널』로다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었다. 하지만 노조가 제시한 △그간 내려진 징계들 철회 △편집인과 발행인의 분리 △새로운 리더십 제시 등을 골자로 한 최종협상안에 대해 경영진은 수용을 거부했다. 단식중이던 노조집행부도 사주인 서울미디어 그룹 회장 심상기씨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당했다. 결국 그들은 최후의 방안인 『시사저널』을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전 시사기자단을 지지하는 '시사모', '시사서포터즈'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후원에 힘입어 이들은 새 매체를 창간하는데 뜻을 모았다.

독립문에 위치한 새로운 편집국에서 만난 '시사IN' 편집국장 문정우씨는 "새 매체레를 창간한다는 것은 큰 일일뿐 아니라 아주 힘든 일이다. 과정에서 동료들간의 불화가 생기진 않을까, 무모한 일에 힘만 쏟는 것이 아닌가 해서 회의도 많이 들었다. 스스로에게 괜히 부끄럽게 될까봐 고민이 많았다"고 심경을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기자들이 취재현장으로 돌아간지 사흘밖에 되지않았다. 너무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이뤄져서 벅찬감도 있다"며 편집국의 상호아을 전했다. 그는 같은 사건이 반복될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 "지분이 51% 이상을 갖는 대주주 없이 여러 사람이 조금씩 지부을 갖고 출현한 형태로 운영될 것이다"라며 "이번처럼 『시사저널』의 이름을 찾아오지 못한 경우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사IN'이라는 상표의 상표권화가 가능하도록 했다"며 새로운 운영방침을 제시했다. 또한 회사 정관에 편집권의 독립을 보장하는 문구를 명시해 경여과 편집이 완전히 분리된 방식으로 이루질 것이라고 전했다.

밖에서 바라본 시사저널 사태-목격자들의 이야기

'시사저널 사태'는 그동안 중앙신믄으로 일컬어지는 '조중동'에서 거의 외면돼 왔다. 전면파업이나 직장폐쇄 등과 같은 굵직한 사건들도 단순 보도성 기사로만 다루졌을 뿐 이에 대한 자세한 경위를 담은 기사들은 많지 않았다. 그에 비해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그리고 '미디어오늘'등 인터넷 매체들은 연일'시사저널 사태'에 주목했고 나름의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오마이뉴스'에는 일반 시민들을 포함한 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한 기고글이나 기자단의 편지 등 다양한 형식의 글이 연재되기도 했다. '시사저널 사태'를 맡아서 보도했던 '프레시안' 강이현 기자는 "이번 일은 언론에 잇어 가장 중요한 문제인 편집권에 관한 분쟁사건이지만 중앙일간지에서는 아무도 보도하지 않았다"며 주요 언론이 침묵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인터넷 매체들이 이번 사태를 활발히 보도한 것에 대해 "사실 광고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오히려 큰 규모의 언론사"라며 "같은 액수의 금액이면 영세한 인터넷 매체에 더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큰 언론사들은 광고주들도 많고 들어오는 금액도 많은 반면 인터넷 매체는 운영 사정이 좋지 못하기 떄문이다. 예를 들면 500만원이란 돈이 중앙 일간지에선느 크게 영향력 있느 ㄴ금액이 못되지만 인터넷 매체에서는 상당히 큰 비중의 금액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강기자는 "인지도가 높은 언론사에서 오히려 더욱 대기업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은 것은 한국 언론의 특수한 상황이며 구조적 모순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그들을 보도하면서 한국 언론에 미치는 자본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됐다고한다.

돈이냐 정의냐 그것이 문제로다

새로운 매체를 만들겟다고 선언한 지 사흘 만에 전 기자단 앞으로는 2억원 이상이 후원금이 모금됐다. '시사모'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아무개(23)씨는 시사기자단을 후운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정직한 소식을 보도해야 하는 언론이 자본에 억눌려 제대로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다"라며 "자본에 굴하지 않는 언론의 힘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의 격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민들이 '시사IN'에 거는 기대는 크다. 편집국장 문씨는 많은 사람들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것에 대해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현상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이 공식적으로 표현된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더불어 자본의 논리떄문에 보도에서조차 소회돼 있는 사람들의 시각도적극 담아낼 것이라고 한다. 그는 앞으로 새 매체는 뉴스에 대해 기사를 쓰고 전달하는 언론의 기본에 충실한 매체가 될 것이란 뜻을 전했다.

/글 김세정 기자 ksj17860@yonsei.ac.kr

/사진 홍선화 기자 maxim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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