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사회에는 해병대, 특전사 등 일반적인 군복무 보다 힘들다고 여겨지는 군경험을 높이 사는 분위기가 존재해왔다. 특히 해병대의 경우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거나,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유명한 구호처럼 해병대 출신이라는 점을 큰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 각 지역 단위마다 해병 전우회가 있으며, 우리대학교를 비롯한 다른 대학교에도, 심지어 미국·호주 등지에도 우리나라 해병 전우회가 존재하고 있다.

이 해병 전우회라는 연결 고리는 끈끈한 결속력으로 다져져있어 구성원들의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끼쳐왔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의 기득권으로도 작용해 왔다. 과거에는 취업에 있어서도 유리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학사장교처럼 기업의 인사 요강에 명시돼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해병대나 특수부대 출신은 관행적으로 취업에 유리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득권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해병대 병장으로 제대한 복학생 유아무개씨는 “개인적인 자부심과 동기들과의 유대감은 남았지만 해병대 경력이 실질적으로 사회생활에 이득을 주는 점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는 과거에 존재했던 조직 내 군대식 분위기가 민주화 이후  점차 사라지고 있어 군대에서의 경험이 직장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학사장교의 취업 특혜가 거의 사라진 것도 이러한 추세를 입증한다. 때문에 해병대 등 특수한 병과를 거쳤다는 개인적인 자부심과 기성세대 내에서의 인정은 남아있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사회적인 인식도 예전에 비해 훨씬 약해진 상황이다. 이는 특히 군복무를 앞두고 있는 젊은 층에서 더욱 잘 드러나고 있다.

/정세한 기자 mightyd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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