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대학의 이정민 사무처장을 만나다

웃긴대학은(아래 웃대) 지난 2002년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폐쇄될 위기에 처했었다. 이정민씨는 이때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김상유씨(웃대 총장)의 부탁을 받고 웃대를 개인 사이트에서 법인 사이트로 전환시켰다. 그때부터 웃대 운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지금까지 대표이사로서 웃대를 이끌어 온 이씨. 그에게서 인터넷 놀이터를 직접 운영하며 겪었던 경험담과 운영 철학을 들어봤다.

 

Q: 웃대의 어떤 점이 네티즌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나?
A:
웃대의 설립 취지는 ‘남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웃긴대학에 오셨습니다’라는 슬로건에서 잘 드러난다. 이용자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웃대의 운영 모토이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UCC나 웹 2.0의 기본 개념이 이미 웃대에서는 존재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더욱 외로워졌다. 어린 학생들도 거리낄 것 없이 동네 친구들과 매일 뛰어놀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그런 삭막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놀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게 웃대의 역할이다.   

Q: 사이트 운영 인력과 자금은 어떻게 해결되는가?
A:
총장, 사무처장, 학생처장이 운영진이다. 그 외 게시판 관리는 각 게시판의 활동 회원들 중 지원자를 뽑거나 추천을 통해 선발한 35명의 관리자를 두고 있다. 보수가 없는데다가 게시판 관리의 특성상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기 때문에 매우 힘든 일이지만 웃대에 대한 애착이 큰 회원들이기 때문에 운영자보다 열정적으로 게시판을 관리하기도 한다.

자금문제는 가장 어려운 문제다. 서버 유지비용만 한달에 1천5백만원 가량 들고, 인건비 등 각종 비용까지 충당해야 한다. 하지만 주 이용자가 학생이고 따로 돈 드는 콘텐츠가 없는 관계로 수익이 많지 않다. 웃대 학생증 발급사업 등을 진행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그 이후 수익은 티셔츠 판매, 광고 등으로 충당해 현재는 다행히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Q:웃대는 성인자료, 악플 등에 대한 대처가 남다른데, 구체적인 대처방법은 어떤가?
A:
기본 원칙은 ‘웃대에 들어와서 상처받는 이용자가 없어야 한다’이다. 현재는 성인 자료나 악플의 기준을 엄격하게 만들고, 이를 위반하는 회원에게는 로그인을 영구히 금지시킨다. 사실 어느 정도의 성인 자료와 크고 작은 싸움들은 사이트의 성공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이트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을뿐더러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단속을 강화했다. 초반에는 이 때문에 회원들과 많은 갈등을 겪었지만 지금은 회원들도 이해하고 운영진의 방침을 존중해주고 있어 별 탈 없이 운영되고 있다.     

Q: ‘웃대특검’ 등 다소 정치적인 이슈가 등장하는 콘텐츠도 있는데, 사이트의 정치적인 영향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다소 오해가 있는데, ‘웃대특검’은 사회적인 부조리를 고발하는 통로긴 하지만 정치적인 색깔을 띠는 곳은 아니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인신 공격적인 비난이나 정치색을 띈 주장은 관리자가 삭제한다. 웃대가 딱 한번 정치적인 색깔을 띤 적을 꼽으라면 2003년 대통령 탄핵 때다. 그때 ‘이건 아니다’하는 판단으로 ‘이틀간 게시판 관리를 안하겠다’는 공지를 올렸고, 당시 크게 히트쳤던 패러디 자료들이 대거 올라왔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웃대에서는 운영진 개인의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Q: 지금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한 발전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A:
우선 개인 사이트가 아니라 많은 자금이 필요한 기업인만큼, 기본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익을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웃대 티셔츠 등 ‘웃대’라는 브랜드를 활용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회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 역시 필수적이다. 매주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기획안을 작성하는데, 지금은 1년 반 치가 쌓여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계속 고민해야할 과제인 듯싶다.

Q: 웃대를 포함한 인터넷 놀이터는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고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나?
A:
사람들이 노는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질 것이다. 과거에 채팅이 그렇게 유행했지만 이제는 시들해졌고, 새로 동영상 UCC가 급부상하는 것처럼 구체적인 방식은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놀이터의 가장 큰 존재 요인은 콘텐츠가 아닌 커뮤니티, 즉 상호작용에 있다. 사람들이 서로 교류함으로서 재미를 얻는 커다란 틀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 김평화 기자 naeil@yonsei.ac.kr
/글 정세한 기자 mightyd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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