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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당신은 나의 동반자
  • 권영 기자
  • 승인 2007.05.14 00:00
  • 호수 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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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수업에서 의치간 학생들은 거의 볼 수 없고, 건물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심리적으로도 거리감이 있다”는 양찬우(금속공학·02)씨의 말이나 “다른 학과보다 잘 뭉치고, 학교에서도 의치간 학생들을 우대 해준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김태현(생명공학·06)씨의 말만 들어도 타 학과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의과대, 치과대, 간호대(아래 의치간) 학생들에게 느끼는 거리감을 알수 있다. 한편, 남지형(간호·07)씨는 “강의실에서 타 학과 학생들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중앙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는 한 다른 학과 친구들을 만나기 어렵다”며 의치간 소속 학생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표했다. 그만큼 의치간 학생들과 타 학과 학생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서로 이질감을 느끼고 있다.

▲ /일러스트레이션 석주희

서로 다른 학제운영

대다수의 타 단과대 학생들은 입학 시 학부대학에 소속돼 학부필수 과정을 수강한 뒤, 전공 학과 배정을 받아 각 단과대로 소속이 변경된다. 하지만 의과대와 치과대의 학생들은 예과 과정 동안 이과대 소속으로 학부필수 과정을 이수한 뒤 본과 과정 진학시 의과대와 치과대 소속으로, 간호대는 입학 시 학부대학에 소속됐다 이후 간호대로 소속을 옮긴다.

의치간 이외의 대부분의 단과대는 일반적으로 기초 수강 과목과 전공탐색 과목을 이수한 학생에게 3학기 이내에 전공 학과를 배정한다. 하지만 입학 때부터 전공이 정해지는 의치간 학생들은 전체 평량평균 기준과 영어 성적 등을 충족해야 본과에 진학할 수 있다. 만약 입학 후 6학기 이내에 본과에 진학하지 못하면 재적된다.

의예과 학생들은 별도의 분반을 개설해 학부 기초과목 등을 수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타 학과 학생과 같이 수업을 듣는 경우가 드물다. 의예과 학생들의 학사 지도를 담당하는 이태호 교수(생물학·면역학)는 “학제와 교과과정 및 진급요건 등이 타 학과와 다르기 때문에 분반을 따로 편성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예과 과정에서만 84학점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학기당 평균 21학점을 수강하며 상대적으로 바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의과대의 학제는 수업연한제를 원칙으로 해 조기졸업 등이 금지돼 있고, 학년 별로 기초 과목·임상과목·필수 실습·선택 실습 등의 순으로 수강하기 때문에 자율적인 수강이 타 학과 학생들보다 제한된 것이 사실이다. 소속변경이나 학점교류 등도 제한돼 있지만 타 학과 학생들의 청강은 허용하고 있다.

이원화된 재정

1957년 세브란스의과대학이 연희대학과 통합, 연세대학교로 개편된 이래로 우리대학교 학생의 소속은 변함없이 연세대학교다. 하지만 재정 등의 부분은 의료원과 학교가 분리 운영돼 왔다. 이처럼 재정이 ‘독립채산제’의 형태로 운영되는 과정에서 학생들로부터 ‘같은 학교가 아니다’ 등의 오해를 샀다. 이러한 오해의 원인 중 하나는 일반 단과대와 다른 학제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학생의 소속과 회계 분리 운영에 대한 개념이 학내 구성원 사이에서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의료원은 자체적으로 예산을 편성한다. 또한 교육비와 강의실 운영비 등의 경비도 의료원의 수입과 지출 내역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의료원 예산처 관계자는 “학교 정관상 의료원의 재정은 학교본부와 분리돼 있으며, 의료원 수입의 범위 안에서 이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의예과 학생들의 등록금은 예과 과정 동안은 이과대에, 본과 과정 동안은 의료원에 유입된다. 하지만 등록금 조정의 폭은 타 학과와 동일하게 책정된다.

한편, 근로 장학생 시 의치간 학생들을 차별한다는 문제 또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의과대 학생과 권성준 과장은 “많은 학생들의 오해와 달리 지원 제한은 없다”며 “하지만 많은 학점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근로 장학생 활동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물론 연대감이 강한 의치간 단과대 동아리의 활발한 활동이나 이를 바라보는 타 학과 학생들의 이유 없는 불편함도 이질감의 원인 중 하나다. 학생들의 엇갈리는 동선과 분리된 강의 분반 등도 그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문의 특성에서 구인하는 본질적 차이를 무시하고 이를 ‘다르다’라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현실적인 일체감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세’라는 하나된 울타르 안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권영 기자  youngpi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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