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공연이 선보여지기 전, 그 티켓 예매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끄는 것이 있다. 공연에 열정을 가진 관객들이 직접 무대 뒤에서 활동하며 색다른 보람을 느끼는 ‘뮤지컬 서포터즈’(아래 서포터즈)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단순히 공연을 바라보는 것에 지루함을 느꼈던 관객들에게 매력적인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다.

서포터즈는 흔히 운동경기에서의 응원단을 가리키는 것과는 다른 개념으로, 공연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에게 무대를 좀더 가까이에서 즐기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공연이 막을 올리기 전, 기획사 측에서 하나의 관객 참여 수단으로 모집하는 이것은 현재 많은 공연에서 활용되고 있다. 뮤지컬 『컨츄리보이 스캣』의 서포터즈를 담당하는 클리 서비스 프로젝트팀 김성태씨는 “관객들에게 공연을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모집한다”며 그 취지를 밝힌다. 여기서 ‘알아간다’는 것은 관객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무대 위뿐만 아니라 뒤의 상황까지도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서포터즈는 공연 전 인터넷 홈페이지나 지면 광고를 통해 모집하며 면접 등의 일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선발된다. 공연에 대한 배경지식이나 경험이 없더라도 무대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특히 최근에는 공연예술에 관심이 깊은 대학생들의 참여도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 관객에게 새로운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서포터즈 /일러스트레이션 석주희

서포터즈는 공연 할인혜택이나 무료 관람 외에도 실제 무대 뒤에서 발로 뛰며 땀을 흘릴 수 있는 스태프와 비슷한 일을 한다. 그들이 담당하는 범위는 공연의 특징이나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르며, 대표적으로 공연 홍보와 행사 진행에 관한 업무로 나뉜다. 공연 준비과정에서 서포터즈는 회의를 통해 홍보 방법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기획사측에 전달한다. 그리고 쇼 케이스나 본 공연에서는 직접 참여해 행사 진행을 돕는다. 공연이 시작되면 배우를 인터뷰하거나 분장실, 리허설 광경에 대한 기사를 작성해 웹진을 꾸리기도 한다. 뮤지컬 『아이 러브 유』, 『컨츄리보이 스캣』의 서포터즈로 활동한 이화여대 이아영(문헌정보·04)씨는 “직접 참여해보니 공연에 더욱 애착이 생기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며 소감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실무적인 경험과 더불어 서포터즈 회원들은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것을 얻게 된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공연이라는 장르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서로의 경험과 느낌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한 공연 전부터 막을 내릴 때까지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며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끈끈한 동료의식도 얻게 된다. 한편 기획사 담당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공연예술 분야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한다. 뮤지컬 『우모자』의 서포터즈로 활동했던 한양대 김은정(영문·04)씨는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무대에 갖고 있던 막연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깨달았으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우리대학교에서 ‘공연예술비평’ 강의를 하고 있는 우수진 교수(문과대·국어국문학)는 “마니아층에만 한정됐다고 여겨졌던 공연예술 분야가 영화 못지않게 대중화됨에 따라 서포터즈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서포터즈는 단순히 관객이 수동적으로 무대를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관심과 선호를 적극적인 참여로 연결시킴으로써 더 큰 의미와 보람을 느끼는 기회가 된다. 이러한 관심과 참여는 공연예술 분야가 더욱 확고한 뿌리를 내리는데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승희 기자 unique_hu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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