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의료진, 각종 어려움 뚫고 미숙아 생명 구해

우리대학교 의료원의 의료진들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과정으로 꺼져가는 귀중한 한 생명을 구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월 11일 제주도에서는 미숙아 쌍둥이가 태어났다. 출산 예정일을 두 달이나 앞둔 상태에서 태어난 두 아이는 조산일 뿐만 아니라 신체 부위에도 이상이 있었다. 결국 두 아이 중 한 명은 안타깝게도 숨을 거뒀고 남은 한 아기도 항문이 막힌 상태여서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제주도에서는 이 같은 대수술이 쉽지 않은 터라 남은 한 생명도 바람 앞에 등불과 같았다. 이에 아기의 어머니는 수소문을 하다 우리대학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의 한석주 교수(의과대·외과학)의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남기게 됐다.

한 교수는 마침 지난 2월 8~10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렸던 의과대 교수수양회에 참석 중이었다.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본 한 교수는 수양회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급히 시간을 내 제주도의 한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한 뒤 바로 서울로 복귀해 아기를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원의 미숙아 전문의인 이철 교수(의과대·신생아학)가 총괄 책임을 맡았다. 이외에도 KBS 방송국과 119 중앙구조대의 협조로 헬기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심한 황사를 뚫고 가까스로 제주도에 도착한 응급지원팀은 또 한 번 난간에 봉착했다. 체중 700g에 불과한 아기를 서울까지 옮기기에는 너무 위험했던 것이다. 이에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는 간호사를 파견하는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약 한 달의 회복기간을 거친 후 지난 3월 14일 무사히 세브란스로 아기를 옮길 수 있었다. 현재 아기는 수술을 받고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회복 중이다.

아기의 어머니인 김태희 씨는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기기 전까지만 해도 전화벨 소리에서 혹시나 할 만큼 불안했다”라며 “많은 어린이병원 의료진들이 수고해 주셔서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편 의료진들은 “현재 아기는 매우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며 “제주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비행기 여행에 무리가 없을 때까지 좀 더 기다려야 한다” 고 설명했다. 또 완전한 치료를 위해 2차 및 3차 수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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