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직원들과 학생들에게, 서로에 대한 문제의식을 물어봤습니다!

「연세춘추」 여론·칼럼면을 담당하다보니 학교 직원들과 마주칠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직원들의 열 명 중 한 명은 꼭 “학생들이 무례하게 대한다”며 불만을 표시하곤 했다. 반면 학생들은 “직원 분들이 너무 쌀쌀맞으시다”며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직원과 학생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기 전에 어떻게든 그 간극을 메우자는 취지에서 이번 여론기획이 탄생했다. 설문조사는 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직원의 표본크기는 신촌캠과 원주캠 합쳐 1백15명이었고, 학생의 표본크기는 양캠을 합쳐 4백2명이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학교의 주인은 학생 뿐 아니라 연세대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연세대학교의 주인이다. 즉, 흔히들 3주체라고 하는 ‘교수, 직원, 학생’모두가 연세대학교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의식 1

그런데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어떻게 보면 학생 생활의 가장 가까이 있다. 그렇지 않은가? 이 기사를 읽는 이가 학생이라면, 신입생 때를 떠올려 보길 바란다. 신입생 때 입학증명서만 들고 중앙도서관으로 들어가기 위해 입구에서 어떤 직원의 허락을 맡진 않았는가? 혹은 학자금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장학복지부로 전화를 걸어보지는 않았는지?
그러나 이렇게 학생들과 직원들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관계가 ‘친밀한 관계’는 아닌 것 같다. 우선 학생 응답자 중 75.87%가 ‘직원과 접촉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범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프 OO참조) 실제 우리대학교 직원은 행정직원만을 일컫는 말이지만 학생들은 교통정리담당자(16.52%), 식당직원(14.13%), 교수(12.58%)까지 직원이라 인식한다고 답했다.  응답한 학생 2백21명 중 44.34%를 차지하는 98명은 직원들이 ‘불친절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타부서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25.34%)’, ‘원하는 것을 가르쳐주지 못한다(13.57%)’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으로 ‘행정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수동적이다’, ‘전화만 계속 돌리고 책임 떠넘기기를 한다’는 응답들도 있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관련 업무에 대해 제대로 이해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답변도 기타 의견 중 10.23%를 차지해 문의 시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의식 2

그럼 직원들은 학생에게 어떤 의식을 갖고 있을까. 조사에 응답한 직원은 총 1백7명으로 단과대사무실(24.2%), 행정기관(18.34%), 부속기관(16.58%), 대학원이나 학군단 등을 포함하는 기타기관(32.31%)의 근무지 분포를 보였다. 학생들과의 접촉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82명의 직원들 중 75명이 ‘하루에 한번 이상 학생들을 만난다’고 답했고 접촉방법은 직접 대면(70.9%), 전화(21.98%), 인터넷(5.5%), 기타(1.65%)의 순이었다.
 학생들과의 접촉 시 발생하는 문제점을 물어본 설문에서는 ‘다른 부서의 일을 물어본다(47.67%)’, ‘인터넷이나 요람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을 물어본다(25.58%)’,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18.60%)’등을 꼽았다.
1위를 차지한 ‘다른 부서의 일을 물어본다’는 응답의 경우 ‘업무 경직성’을 지적하던 학생들의 의견과도 통하는 부분이다. “등록금 납부 업무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물어보는데 자기 담당이 아니라고 연결해주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하는 이기주(신학·03)씨의 의견에 한 직원은 “관할 부서를 안내하는 것인데 학생들은 ‘떠넘기기’를 한다고 인식한다”며 “부서 간 소통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조금만 이해해줄 수 없겠느냐”고 말했다. 또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는 의견의 경우 ‘직원을 자판기처럼 대한다’, ‘자신이 요청한 일을 처리하고 있는데도 핸드폰 통화에 전념하거나 친구들이랑 잡담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응답이 있었다. 더불어 장학금 신청이나 휴복학 신청과 관련해 ‘공지된 기간을 지키지 않은 학생들이 기한을 넘기고는 원칙에 어긋나는 요청을 해 곤란할 때가 있다’고 답한 의견도 많았는데, 이과대 사무실의 한 직원은 “충분한 공지와 사전설명을 통해 기간을 지킬 것을 당부하지만 꼭 이것을 보지 못한 학생들이 생겨 찾아와 흥분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당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직원과 학생 모두 서로에 대해 고쳐야할 점을 묻는 질문에는 양측 모두 ‘배려’와 ‘예의’를 강조했다.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주자는 ‘역지사지’의 의견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학생을 대신해 부모님이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학생도 성인이니 자신의 학교생활과 관련된 일은 스스로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응답과 ‘직원도 학교에 대해 학생만큼의 주인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 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학생들의 의견 중에는 ‘웃으며 일해주세요’, ‘서로 존대하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는 응답이 있었다.
서로에 대해 ‘직원은 불친절하다’, ‘학생은 예의가 없다’는 식의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학생회관 2층 건강센터에 갔었는데, 먼저 인사하니 친절하게 대해주셨다”는 서나나(정외·06)씨의 말처럼, 다가가는 이가 먼저 미소를 지어보자. 학교의 주된 구성원인 직원과 학생 서로가 서로를 존중할 때, 조금 더 발전된 연세대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양해준, 안재욱, 이지숙 기자 bright@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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