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원주캠이 위치하고 있는 강원도 원주시가 혁신도시·기업도시로 선정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로 함께 선정된 곳은 전국에서 원주시가 유일하지만 “학교가 원주에 위치해 원주시에 관심을 갖고 있긴 했지만 혁신도시·기업도시인 줄은 몰랐다”는 박진표(인문과학부·07)씨의 말처럼 학생들은 이를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혁신도시 사업은 수도권 소재 1백75개 공공기관을 12개 시ㆍ도로 이전, 지역특성화를 통해 자립적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으로 정부가 지난 2005년 6월 수도권 공공기관의 시·도별 배치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혁신도시입지선정위원회는 ‘혁신도시 입지선정의 원칙과 지침’에 따라 지난 1월 16일 원주시 반곡동 일원 1백5만평을 혁신도시 입지로 최종 선정했다. 원주로 이전해 오는 공공기관은 한국관광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적십자사 등 13개로 혁신도시가 조성되면 이전 대상 공공기관 직원과 가족을 비롯한 상주인구와 상업인구 등 총 3만명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기업도시는 대기업과 협력업체 등이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 주택·교육·의료시설 및 각종 생활 편의시설까지 함께 갖춘 자급형 도시를 말한다. 원주시가 지난 2005년 7월 지식기반형 기업도시로 선정되고 특히 ‘첨단의료기기산업’과 연계해 기업도시를 추진하면서 원주캠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됐다. 원주시에는 지난 2000년 이전까지 의료기기 산업기반이 전혀 없었으나 우리대학교 원주캠에 아시아 최초로 설립됐던 의공학부와 협력해 의료기기 산업 혁신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의공학부와 연계한 원주시의 첨단의료기기사업은 지난 2002년 산업자원부의 지역진흥사업으로 선정됐고 2002년 51개, 2004년 66개의 의료기기 관련 기업이 모여 의료기기 산업단지로 성장했다.

그러나 혁신도시·기업도시 선정에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07년 3월 현재 원주시의 아파트 분양의 청약경쟁률은 38대1을 보이며 투기과열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원주지역 아파트 가격은 2.5%나 올라 1.9%에 머무른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했으며 아파트 전세가격도 2.4%나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대규모 공단조성 등 개발호재에 편승해 과열된 원주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분양권 전매행위를 금지하도록 이 지역을 주택투기 과열지구로 지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조성 예정지 일대 주민들이 실질적인 보상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12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환경 및 교통 재해 영향평가 설명회’는 3백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원주시는 혁신도시·기업도시로 선정된 후 우리대학교 원주캠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지속해 과거 ‘군사 도시’ 이미지에서 탈피해 ‘의료기기의 도시’로 이미지 전환을 했다. 그러나 혁신도시·기업도시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 부동산 투기과열과 주민들의 반발 등의 문제점들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원주시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 원주캠과 더불어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심다혜 기자 ruby814@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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