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몇 학점을 들어야 하는 거지?”

수강신청을 앞두고 평소 복수전공을 생각해온 06학번 위아무개씨는 큰 혼란에 빠졌다. 혹시 복수전공을 하기 위해 미리 들어둬야 할 과목은 없는지, 복수전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제1전공과 제2전공간 학기별 학점 배분은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했지만 도무지 답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갖는 학사관련 의문점에 대해 우리대학교 홈페이지에는 도움이 되는 정보가 거의 없다. 지난 2005년 11월 30일자로 이중·다중전공은 그 명칭이 ‘재학중 캠퍼스내 복수전공’으로 변경됐지만 홈페이지 상에는 기본적인 명칭 조차 수정돼있지 않다. 일부 단과대·학과 홈페이지는 졸업요건을 05학번까지만 명시해 둔 곳도 있다. 각 단과대·학과 사무실에 전화를 해봐도 모두 대답이 달라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힘들게 정보를 수집하고 난 다음에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경영학 복수전공을 생각하고 있는 이찬우(심리·06)씨는 만약 복수전공을 할 경우 제1전공인 심리학과에서 단일전공자와 동일하게 57학점을 이수하고 제2전공인 경영학과에서도 경영학과가 요구하는 54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이 씨는 “그렇다면 전공만 총 111학점을 들어야 하는데 이는 불합리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 씨의 경우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문과대에서는 06학번부터 복수전공자의 제1전공 이수학점을 57학점으로 정했다. 05학번까지는 제1전공(36학점)과 제2전공(36학점)을 합해 총 72학점의 전공 학점을 듣고 20학점의 자유선택학점을 포함해 전체 126학점을 이수하면 됐다. 하지만 06학번부터는 제1전공(57학점)과 제2전공(36학점)을 합해 총 93학점의 전공 학점을 이수하고 자유선택학점을 8학점 이수해 총 135학점을 이수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전체 이수해야 하는 학점이 늘 뿐 아니라 전공 학점을 19학점이나 더 들어야 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부담이다. 법학과 복수전공자의 제1전공 이수학점 역시 57학점으로 비슷한 실정이다.

 

 

문과대 부학장 이민행 교수(문과대·독어학)는 “06학번부터 57학점을 이수하는 것은 지난 2005년 이미 결정된 일”이라며 “이번에 학과장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이를 다시 공지한 것은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보의 해석상 오해를 막기 위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깊이 있는 제1전공 학습을 위해 이수해야할 전공 학점을 늘리는 것은 부득이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아무개(인문계열·06)씨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3학기를 하게 돼 아직 전공을 듣지 못하고 있는 나로서는 8학기에 졸업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며 이 제도의 불합리함을 토로했다.

 

 

학부제가 도입되면서 다양한 학문간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복수전공 제도. 오히려 비효율적인 이수 학점으로 학생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두 전공에 대한 전문성을 떨어뜨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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