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승인기준 없는 복수전공

우리대학교에서의 복수전공은 재학생 복수전공과 졸업예정자 복수전공으로 나뉠 수 있다. 재학생 복수전공은 4학기 이상 재학한 학생에 한해 신청할 수 있는 제도로 캠퍼스내 복수전공과 캠퍼스간 복수전공으로 나뉜다. 캠퍼스내 복수전공은 의치간 및 음과대를 제외하고 계열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졸업예정자 복수전공은 졸업직전 학기에 신청하는 것으로 졸업 후 다시 3학년으로 입학해 또 다른 전공을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복수전공은 그 제도가 만들어진 이래로 학생들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원주캠 학생들의 복수전공 신청자는 8백50여명에 이르며 복수전공을 승인받은 학생은 5백여명 가까이 된다. 

 

특히 지난 1998년 신촌-원주 양 캠퍼스간 개설되지 않은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재학생 캠퍼스간 복수전공제도는 현재 많은 원주캠 학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신촌캠에서 제2전공을 취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학생 캠퍼스간 복수전공에도 그림자는 존재한다. 원주캠에서 신촌캠으로 복수전공을 신청한 학생이 학기당 1백여명에 달하는 것에 반해 신촌캠에서 원주캠으로 복수전공을 신청한 경우는 제도가 생긴 이래 단 한 명도 없는 것이다. 이는 앞서 얘기한 캠퍼스간 복수전공의 본 취지를 무색케 하는 수치다. “솔직히 우리나라 사회에서 대학 서열을 무시할 수 없다”는 최희정씨(작업치료·05)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복수전공이 학벌중심주의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원주캠 박무진 교무부장은 “학벌 중심사회인 우리나라 교육이 가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중심의 문화가 우리 학생들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기본적으로 사회의 잘못된 의식을 문제 삼았다.

지금과 같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재학생 캠퍼스간 복수전공 제도가 본래 취지에 맞게 건강하게 정착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주캠과 신촌캠이 함께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학생들에게 인식돼야 할 것이다.

복수전공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캠퍼스간 복수전공의 문제점 중 하나가 승인과정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에는 우리대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원주캠 학생의 신촌캠 복수전공 승인기준 및 인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와 양 캠퍼스 학생들의 공방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복수전공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성적과 학업계획서를 작성한 후 면접을 봐야하며 그 신청기준 및 인원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되며 해당 학과의 심사로 승인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복수전공을 신청한 한 학생은 “솔직히 기준을 잘 모르겠고, 면접시간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인데다 학과 별로 면접방식도 달라 혼란스러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한 신촌캠에서 복수전공을 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학과에 따라 승인기준이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소한 면접방식에 일정한 기준이라도 정해져야 할 것 같다”고 명확한 기준에 대한 필요성을 얘기했다. 이에 대해 박무진 교무부장은 “전공 교육에 관한 사항은 그 전공을 잘 아는 해당 학과에 맡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며 “성적과 면접을 토대로 판단하므로 마구잡이식 선발은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뚜렷한 기준 없이 해당학과의 심사로 승인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학생들의 배움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만든 제도인만큼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학생들의 불만과 오해를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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