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첫걸음

개강을 맞아 백양로에는 수많은 동아리 홍보 데스크가 즐비하고, 각 동아리에서 내건 가입 조건은 그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동아리에서 구체적인 활동 소개를 위해 제시한 가입 조건은 언제부턴가 지원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요건처럼 돼 버렸다. 최아무개(교육·06)씨는 “실력 우수자를 우대하는 선발 방식 때문에 동아리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렇듯 몇몇 동아리에서 적용하고 있는 능력위주 선발은, 단순히 관심을 갖고 다가가려는 학생들에게 높은 벽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좀더 들여다보면 그 높이가 주는 막막함을 뛰어넘을 방법이 있다. 배움에 대한 열정만으로도 가입의 충분조건이 되는 ‘동아리 트레이니’가 바로 그것이다.

▲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아리 트레이니

트레이니는 관련분야에 능숙한 사람뿐만 아니라 초보자들도 배움과 가르침을 통해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제도를 실시하는 동아리 모두가 통일된 이름과 형식을 갖고 있진 않다. 하지만 더 많은 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뜻을 지닌다.  ‘연세글로벌’의 홍보팀장 김민근(경영·06)씨는 “간접적으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주고 있다”며 트레이니 모집의 취지를 설명한다. 

각 동아리는 특색에 맞는 커리큘럼으로 트레이니의 호기심을 능력으로 발전시킨다. 교양·학술 동아리는 주기적인 세미나와 강연을 통해 관련 지식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그리고 공연·전시 동아리는 매주 정기연습과 더불어 튜터 혹은 멘토 프로그램과 같은 별도의 교육을 실시한다. 뿐만 아니라 연주회나 전시회를 개최해 그 노력의 결실을 확인할 기회도 갖는다. 팬플룻 동아리 ‘폴로네이즈’ 회장 양현수(토목환경·05)씨는 “그동안 준비한 것을 보여줄 수 있었던 ‘향상 연주회’가 뜻깊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학생들은 트레이니 활동으로 처음이 주는 설렘과 함께 배움의 뿌듯함까지 느끼고 있다.

트레이니는 비단 중앙 동아리뿐만 아니라 단과대 동아리에서도 이뤄진다. 소규모 학회부터 무대를 꾸리는 동아리까지 곳곳에서 활짝 열린 마음으로 트레이니를 기다린다. 문과대 밴드 ‘시월’의 전자기타 트레이니로 활동한 조성진(인문계열·06)씨는 “트레이니 활동이 음악에 대한 관심을 취미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였고, 이제는 새내기 트레이니를 가르치는 역할을 맡게 됐다”고 말한다. 이처럼 트레이니의 활동은 단순히 뭔가를 배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배움을 전달함으로써 그 활동 영역을 넓혀나가는 것이다.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잠시 접어두고 진심이 담긴 마음으로, 즐기는 기분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대담하게 다가가 보자. 약동하는 봄의 기운과 함께 젊음의 열정과 시작의 다짐만으로도 충분히 그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당신의 걸음에 동아리 트레이니는 든든한 지지대가 돼 줄 것이다.

/이승희 기자 unique_hu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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