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 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많은 이들이 내년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자신에게 관대하던가. ‘오늘은 피곤하니 내일부터 하지 뭐~’라는 식으로 그 계획은 얼마 되지 않아 물거품이 되기 일쑤다. 그런데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플래너가 이런 우리의 나약한 마음에 한 줄기 등불이 되고 있다. 새해 계획이나 오늘의 할 일 등을 순조롭게 실천하는 데 플래너가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과연 플래너가 우리에게 마법의 도구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플래너의 대표격인 ‘프랭클린 플래너’를 제작·판매하고 있는 ‘한국 성과향상센터’의 이경재 대표를 만나봤다.

써라! 그러면 이뤄질 것이다 올해로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한 지 10년째를 맞는 이 대표는 플래너의 효용성에 대해 ‘적으면 이뤄진다’는 한 마디로 요약했다. 그는 “사람의 기억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추상적으로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던 일들을 플래너에 적음으로써 뚜렷한 목표를 세울 수 있고, 연상작용으로 인해 창의적인 생각들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 역시 “평소 떠오르는 안건들을 플래너에 적어두면 후에 회의를 주재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내 삶의 주인은 나 덧붙여 그는 “플래너를 쓰게 되면 무엇보다도 자신의 생활에서 주도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가지의 선택의 기로에 놓이곤 한다. 몇 시에 일어나야 할지, 또 밥은 언제 먹어야 할지 등 사실 하루에 일어나는 일 모두가 선택의 대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뚜렷하게 오늘 하루의 목표를 설정해놓지 않는다면 자신의 의지보다는 친구나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게 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플래너는 한 달, 한 주, 하루 단위의 계획을 짤 수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서 바로 자기 자신이 주인이 되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변화의 원동력, 플래너 그렇다면 플래너의 전파자이면서 동시에 대단한 애용자라고 할 수 있는 이 대표는 그 효과를 얼마나 봤을까? 그 중 한 가지를 예로 들면 그의 금연성공도 플래너의 덕분이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골초’였지만 플래너를 사용하고 3년이 지난 즈음부터 금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이런 변화가 갑자기 일어난 양 많이 놀라워했지만, 사실 이것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금연은 플래너를 처음 사용할 때부터 미리 세워놓았던, 이른바 예정된 변화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당시 이 대표는 장기적인 ‘10년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10년 전 당시 출판사를 경영했던 그는 앞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를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현재 많은 대학에서 학생들의 효율적인 시간관리에 대한 강의를 하게 됨으로써 그가 꿈꿔왔던 모습을 이뤘다고 볼 수 있겠다. 이제 이 대표는 플래너와 함께 또 다른 10년을 계획하고 있다.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인생에서의 코치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10년 동안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듯이 그는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위해 자신을 플래닝(planning)할 것이다. 물론 플래너란 물건 하나가 우리의 삶 전부를 바꿔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플래너는 좋은 조력자가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글 김유민 기자 kym206@yonsei.ac.kr

/사진 송은석 기자 insomniabo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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